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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암자에서 만난 인연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07월 02일 09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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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기(저자 신정일, 출판사 푸른영토)'는 오랫동안 한국의 암자와 사찰을 방문하면서 곳곳에 숨어 있는 사찰의 역사와 전설들 그리고 사찰의 각종 유산들을 소개한다. 한국의 많은 사찰과 암자들은 문화유산의 보고이다. 그것은 불교가 이 나라에 들어온 지 천오백여 년의 세월이 흐르다 보니 수많은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고, 귀중한 문화유산이 산재한 곳이 암자와 사찰들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잠시 벗어나 가고 싶은 곳, 가서 천 가지, 만 가지로 흩어지는 마음 내려놓고 쉬고 싶은 곳이 저마다 있을 것이다. 내게는 그런 곳이 암자다. 그때마다 여정을 잡았고 암자를 찾았다. 그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사람의 인연이란 시절 인연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차를 마시는 방 위태롭기가 나뭇잎 같고, 작은 초가집에는 싸리문도 없다”던 옛날의 일지암을 떠올리며 눈을 들러 방을 보니 작은방 안에서 두 스님이 담소 중이다. 일지암의 마루에 배낭을 내려놓고 가만히 앉았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한 스님이 어디서 많이 본 스님이다. 어떤 스님일까? 그러나 생각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런데 누군가 “신정일 선생님” 하고 내 이름을 부르자, 앞에 앉아 계시던 스님이 “신정일 선생님이라고요?” 하시더니 몸을 내미시며 “저 선생님 실상사에서 몇 년 전에 만났지 않습니까?”라고 반가워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실상사와 함께 만났던 순간이 홀연히 떠올린다. 실상사에 계시다가 서울로 가셨고, 지금은 잠시 일지암에 계신다는 법인 스님이었다. 아하! 그렇구나. 세월은 만남과 함께 망각들을 예비해두고 있다가 어느 사이 그 뒤편으로 물러나고 말아, 몇 달, 혹은 몇 년을 지나지 않아 얼굴도 이름도 잊어버리게 만드는구나. 잊음이란 무엇일까? 옛사람은 “잊어버릴 줄 모르는 이 마음이 슬픔이오”라고 말했고, 니체는 “망각하는 법을 배우라”라고 우리에게 충고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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