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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되면 어쩌려고... 단속 사각 의료기 판매장

건강식품판매업소-의료기체험장 마스크 안쓴 노인 수두룩
다중이용업소 포함 안되는 일반업소 사실상 방역사각지대
방역당국 “지침 빠져있어 운영중단 못하고 단속대상도 아냐"

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03월 25일 18시10분
■ 의료기 체험장 가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고강도 조치 시작 나흘째인 25일 오전 전주 서노송동. 뽀글머리에 지팡이 진 노인들이 한 건물로 모이기 시작했다. 위 아래층을 바쁘게 움직이던 승강기는 일제히 같은 층을 향했다. 승강기를 기다리는 한 노인에게 기자가 “뭐하는 곳이냐”고 묻자, 그는 “건강해지는 곳”이라고 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건물의 한 건강보조식품 판매 업소다. 노인들에게 일종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노인을 따라 올라간 업소의 내부 모습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우스울 정도였다.

이곳을 찾는 노인들은 밀폐된 공간, 칸막이 없는 책상에 12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일과를 보낸다. 적게는 하루 30~40명부터, 많게는 100여명 가까이 모인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서 식사도 함께한다.

입구에는 ‘코로나19 행동수칙으로 마스크 착용 등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아닌 선택인 듯 했다.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노인은 “답답해서 마스크를 잘 끼지 않는다”며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늘 방문하는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했다.

업체 운영을 돕고 있다는 노인 역시 “감기 걸린 사람들은 알아서 마스크를 쓰고 관리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특히 이곳 노인들은 건강식품을 잘 챙겨먹어 아플 일이 없고, 이런 곳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나 코로나에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

인근에 위치한 건강의료기 전시‧판매업체는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내부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30여명의 노인들이 강사의 구령에 맞춰 춤추기 바빴다. 이곳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별도의 안내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입구에 비치돼 있어야 할 손소독제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2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고강도 조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보름간 종교‧실내체육‧유흥업소 등 다중시설의 이용을 제한한다는 게 내용의 핵심이다. 전북도는 여기에 PC방, 노래방, 학원 등의 이용제한 내용도 포함했다. 사실상 전국 최고 수준의 제한 조치다.

문제는 점검대상 밖에 놓인 방역사각지대다. 현재 고강도 조치 대상은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한정돼 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영업장이 새로운 감염지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한 교수는 “집단감염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일반영업장의 경우도 다수 이용이 확인될 경우 방역 관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북도와 전주시는 당장 일반영업장까지 단속을 확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중이용시설이 아닐뿐더러, 정부가 제시한 관리 대상에서 빠졌다는 이유다.

도 관계자는 “사실상 그런 곳까지 다중이용시설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방역과 시설 단속은 각 시군 역량에 달렸으니 그쪽에 문의해달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는 물론 도의 운영제한 지침에 포함되지 않는 시설이라 강제할 수 없고 단속 대상도 아니다”며 “방역사각지대라는 지적은 인정하지만 방법이 없다”고 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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