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 저널리스트 학자의 감동적인 전북 정신 찾기 여정

[■북 리뷰] 이춘구의 `신바람 나는 전라도 정신'을 읽고

기사 작성: 김익두(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2017.11.02 19:05

60평생, 다른 이의 서평을 보고만 살았지 다른 이의 책 서평을 거의 써 본 일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나온 한 권의 책 앞에서 나는 남다른 감동이 있어, 몇 줄 ‘서평’을 쓰기로 하였다. 이 책이 바로 이춘구 전북대 교수의 책 『신바람 나는 전라도 정신』(전북대 출판문화원)이다.
먼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우리 전북인들이 용기를 내지 못하고 부단히 미루어온, 어쩌면 전라북도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전북 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정면으로 답하고자 하는 도전적인 탐구라는 점이다.
둘째,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독서(讀書)의 인문-지리학이 아니라, 독지(讀地)의 인문-지리학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우선 도서관의 자료들 속에서 ‘전북 정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필자 스스로 답사하는 역사의 땅 자체에서 ‘전북 정신’을 도출해내고자 한다. 저자는 전북의 주요 역사의 땅을 본인의 발로 직접 밟아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서 ‘전북 정신’을 부단히 도출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셋째, 그 결과, 저자는 ‘전북 정신’의 원천을 ‘방정원융(方正圓融)의 창조적 정신’으로 진단해낸다. 그리고 이런 전제 하에서 저자는 백제시대의 개척 · 개방 · 평화 · 저항의 정신, 조선시대 전주를 근원지로 하는 새로운 창업의 정신, 그리고 구한말 동학농민혁명의 대동-상생 정신을 도출해낸다.
넷째, 다음으로는 이런 ‘전북 정신’의 자연-인문지리를 탐구하기 위해, 전북의 산 · 강 · 호수 · 바다를 두루 답사하면서, 그 아름다움과 정신적 아우라를 부단히 발견하고자 하며, 그 마지막으로 전주 곧 ‘견훤 백제 왕궁터’의 민중적 안빈낙도를 높이 드러내고자 한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저자는 전북의 ‘생놀이’ 곧 농악 · 판소리 · 서예 · 시조와 같은 전북의 문화예술을 드높이면서, 그 종교-사상적 토대로서 ‘화합-상생-대동’의 민중종교적 비전을 21세기적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섯째,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저자가 직접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촬영하여 다양하게 펼쳐 넣은 컬러판 현장 사진 자료들의 생생한 현장성이다.
‘머리’로 쓴 책이 아니라, ‘발’로 쓴 책이기에 논리적 체계에는 다소 어려움을 보이고 있으나, 이러한 점은 이 책의 한계라기보다는 오히려 현장적 생기로 읽혀지고 있다.
남들이, 부단히 숨기고 미루어온 ‘곤란한’ 주제를 이처럼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 저자의 과감하고 굴하지 않는 감동적인 노력 앞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 이 저술을 시작으로 더욱 깊고 융성한 ‘전북 정신’의 탐구가 결실되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아울러, 이를 위한 저자의 더욱 더 ‘신바람 나는’ 탐구의 여정을 또한 기대한다./김익두(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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