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 군산 화학공장 가스 누출, 안전불감증 아닌가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15.06.24 16:53

OCI, 행정 당국에 기본 보고도 하지 않아
군산시도 늑장 대응으로 불안감 가중시켜

지난 22일 오후 4시 10분께 군산시 소룡동 OCI에서 실란(Silane.SiH4) 가스가 누출됐다. 사고가 나자마자 하얀 연기가 주변을 뒤덮었고 소방차 6대 등이 출동해 실레인 가스 유출지점을 찾아 중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다행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2㎞가 통제됐다. 경찰 조사 결과 가스를 공급하는 배관이 손상되면서 실란 가스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유출된 실란가스는 지난 2013년 시화공단의 한 업체에서 무출 사고가 일어나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던 위험한 물질이다. 특히 열, 스파크 화염에 의해 쉽게 점화가 되고 가열 시 용기가 폭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실란가스에 노출되었을 경우, 피부와 눈에 심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는 구역, 두통의 증상을 보인다. 심할 경우, 폐선유증을 일으킬 위험이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군산지역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OCI군산공장을 비롯, 26곳의 기업체에서 유독물질을 다루거나 생산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군산시가 총괄적인 재난. 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여론과 함께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우선, 이 사고로 인해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적었지만, 군산시의 사고 이후 대응이 늦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중시켰다는 지적으로부터 지유롭지 못하다.

또 다른 문제는 군산시가 사고가 발생하면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업체에 대한 관리가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지만 OCI는 행정 당국에 기본적인 보고도 않았을 뿐 아니라 소방서 신고도 지연하는 등 초동 대처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측에서 소방서에 사고 신고를 한 것은 7분 뒤인 오후 4시 10분이고, 소방관들이 사고 현장에 진입한 시간은 사고 17분이 지난 오후 4시 20분으로 확인됐다. 군산시는 오후 4시 18분께 민원인 신고로 사고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한다.

유독물질의 유출량으로 봤을 때 위험의 정도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일단 주민대피령을 내리고 후속 조치를 내리는 게 상식이지만 시는 신고접수 후 현장 확인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아직 채 잊혀지지도 않은 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앞으로 유사한 일이 없도록 철저한 사후 대책 수립은 물론 관리 감독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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