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주-안동-함평-가야 불붙은 비빔밥 전쟁

전주, 전 처리 생산공장 준공…산업-세계화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5.01.08 20:19

비빔밥으로 소문난 안동, 전주, 함평이 지존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에 김해가 가야궁 비빔밥을 새롭게 개발하면서 비빔밥 전쟁에 가세,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른 바 ‘헛제사밥’으로 유명한 안동이 기존의 육회 대신에 깨소금을 뿌려 담백한 맛이 일품인 비빔밥의 원형을 70년만에 복원, 전주비빔밥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해방 전까지만 해도 안동비빔밥의 명성은 전주비빔밥 명성을 능가할 정도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전주비빔밥이 산업화 등으로 인해 정부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밀려나 그동안 안동비빔밥의 명맥이 끊긴 상태였던 것.

이에 안동시농업기술센터와 우리음식연구회, 안동종가음식사업단이 전주비빔밥의 기세에 눌려 사라져 가던 안동비빔밥의 원형을 부활시켰다. 이는 7채(일곱 가지) 비빔 나물을 쌀밥 위에 가지런히 얹히되, 고명 대신 깨소금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이 날계란 노른자 또는 육회를 고명으로 쓰지만 무콩나물국과 ‘장똑똑이’란 육장을 사용하는 안동비빔밥은 깨소금만 뿌려 밥을 비비기 때문에 담백한 맛이 더욱 강하다.

또, 비빔 나물로 고사리와 도라지, 가지나물, 토란대, 배추숙주나물(또는 시금치)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 여느 비빔밥과 비슷하지만 대부분의 나물을 삶은 다음 참기름으로 볶아 무쳐 낸 까닭에 기름기가 적은 게 독특하다.

전주시는 지난해말 전주비빔밥의 맛과 품위를 현대식 생산 시스템으로 산업화 및 세계화를 도모하기 위해 비밤밥 재료 생산 공장을 덕진구 성덕동에 마련, 가동에 들어갔다. ‘(주)케이푸드는 전주비빔밥의 산업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11년말부터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해온 지역전략식품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11억이 투입됐다.

특히 이 공장은 해썹(HACCP)시설을 갖춘 가운데 전주 지역의 농어가에서 생산된 비빔밥 재료를 단순가공, 절단 세척해 유통, 판매하고 있다. 비빔밥 원재료에 대한 우리 농산물로 품질보장 및 안전한 생산라인으로 식재료에 대한 전처리 및 자동화시설, 품질검사실 등을 두루 갖췄다.

이에 따라 케이푸드는 비빔밥세계화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섬에 따라 비빔밥 산업을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갈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도록 코스트코와 MOU를 체결하고 음식점을 비롯, 단체 급식, 유통 업체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전남 함평군은 지난해말 ‘함평천지 한우비빔밥 음식 테마 거리’에서 선보일 메뉴와 상차림을 시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는 자문 업체와 함께 ‘함평천지 한우비빔밥 음식 테마 거리’를 색다른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그릇을 모두 바꾸고, 채소를 한 그릇에 담지 않고 별도로 제공, 눈길을 끌고 있다. 또 한우비빔밥 정식과 퓨전 스타일의 메뉴도 선보이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실제로 업소에서 실용화할 수 있는 메뉴가 많아 기대감이 크다”며 “함평의 맛과 멋을 살려 전국 최고의 음식 테마 거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금관 가야의 역사를 담은 ‘가야궁 비빔밥’이 탄생했다. ‘가야궁 비빔밥’은 김해한옥체험관에서 한정식전문점 '정림'을 운영하는 정영숙씨가 개발했다. 그는 가야궁이라는 이름을 상표 등록했으며, 이 비빔밥은 김해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쌀과 시금치, 도라지 등 27개의 주재료가 들어가 식도락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혼인한 허왕후가 인도에서 건너온 것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인도 전통 카레와 된장, 간장, 산딸기원액, 고추장 등 7가지 부재료를 넣어 한 달 동안 숙성시켜 만든 양념을 보탠다. 허왕후가 배를 타고 가락국에 도착했다고 전해지는 날이 서기 48년 7월 27일로, 이에 착안, 주재료 27개, 부재료 7개를 넣어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가야궁 비빔밥’은 앞으로 중국, 일본 등지로 진출할 계획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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