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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이 만난 사람] 바둑 황제 이창호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07.25 14:52
 그는 언제나 말이 없었다. 고향에 내려와 어린 아이들과 놀면서도 잔잔한 웃음 뿐 말이 없다. 그는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줄곧 전주교육대 체육관에 있었다. 본인의 이름을 건 제3회 이창호배 전국아마바둑선수권 대회 행사에 내빈으로 참석했다. 모처럼 보는 한가한 시간이다. 새전북신문이 이창호 국수를 대회 현장에서 직접 만났다.‘전주에는 얼마만 인가’. 말문을 트기 위해 던진 첫 질문이다. 바둑 황제 이창호는 이 질문에 “나는 말을 잘 못해서”.  그리고 머뭇거린다.“지난 5월 부모님집에 잠시 들렀다”. 한참 생각끝에 나온말이다. 그러니까 2달반만에 전주에 왔다는 말이다. ‘이틀씩 시간이 있는가’. “내 이름이 걸리지 않았는가.” 자신의 이름이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본인의 이름이 걸린 바둑대회가 열리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이 대목에서 이창호는 고개를 숙인다. “약간 쑥스럽고 송구스럽다.그리고 정말 고맙다. 나에게는 너무나 특별한 일이다. 시간이 좀 지나야 익숙해 질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제법 많은 이야기를 했다.이창호를 만나면 이 것만은 꼭 물어야 하겠다는 질문을 던졌다.‘도대체 바둑이 무엇인가’.  이창호면 어느 정도 바둑에 대한 답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한참을 기다렸다. 느낌으로 2분을 넘었을까. “아직 연륜이 적어서…”. 바둑황제도 연륜이 적다며 바둑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았다. 아니 정확한 답일 수 있었다. 바둑이 그만큼 깊이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하루에 얼마 정도 바둑 공부를 하느냐’고 물었다. 이창호는 “하루 1-2시간씩 공부에 전념한다”고 말했다. 각종 기전으로 공부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아직도 공부할 것이 많느냐’고 물었다. “포석 공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끝내기의 달인’이라는 명성과 달리 초반 운영이 미숙하다는 항간의 평을세겨 듣고 있다는 이야기다.‘요즘 바둑이 사나워졌다는 평가가 있다’.“최선의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초반 집바둑 위주에서 최근 세력 내지 싸움바둑이 자주 등장하는 것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요즘 성적은 어떤가.” 올봄 13세 이세돌에게 혼난 기억이 나서 물었다. 참고로 올초 이세돌과 맞붙은 LG배 세계기왕전 결승대국에서 2패에 몰렸다 막판 3판을 승리 간신히 타이틀을 획득한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는 슬럼프였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 ‘왜 슬럼프가 오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생각에 잠긴 황제는 대답이 없다. “안될 때도 있는 것 같다”는 말로 대신한다. 이는 매판 열심히 바둑을 두지만 안될 때도 있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다.바둑을 가르쳐준 스승 이야기를 했다. 이창호에게는 스승이 4명이 있다. 유형옥, 이정옥, 전영선, 조훈현이다. 유씨는 이창호가 할아버지 손을 잡고 바둑을 배울 때 바둑을 두어준 사람이다. 그리고 이정옥은 전북 아마바둑의 최강자로 기초를 넘어 바둑의 길을 열어준 인물.전영선은 프로 기사 6단으로 본격적인 프로로서의 바둑을 가르쳐줬다.그리고 잘 알려진대로 조훈현 내제자로 들어가 바둑을 공부했다.‘4명중 누구 가장 결정적 기여를 했는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식으 좀 유치한 질문을 던졌다. “4명 모두 바둑의 길이 있어 모두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고 대답했다. 황제의 면모가 붙어있다.‘지금 누가 라이벌이냐’는 질문에 황제는 “ 유창혁 ”이라고 대답한다. 조훈현 9단은 거론하지 않았다. 스승에 대한 예우로 느껴졌다.이창호는 “유창혁 바둑은 배울 점이 많다”고 평했다. 자신과 반대되는바둑 스타일에 대한 경외심 같은 것이었다.최근 바둑계 샛별로 떠오르는 이세돌이나 목진석 등에 대해 “좋은 후배들”이라고 평했다. 아직은‘자신과 안된다’는 느낌이다.‘바둑말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 남들 처럼 남 앞에서 말도 잘하고 싶다”. 황제의 고백치곤 너무 솔직하고 소탈했다.혹시 여자를 생각하는 것 아닌가. 나이가 벌써 27살. 이창호는75년 7월생이다. ‘결혼은 계획은 없나, 여자친구는 없나’. “아직 계획도 친구도 없다. 바둑을 열심히 두겠다”. ‘바둑말고 시간이 나면 뭐하나’.바둑이 직업인 만큼 취미를 물었다. 이창호는 “시간나는 대로 볼링과 탁구를 즐긴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어린이들이 이창호에게 사인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이 대회에 대한 느낌은 어떻가’"전국 최고다. 정말 고맙다. 어린이는 물론 전국 아마 최강자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일지 몰랐다. 전주를찾아준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준비 상황은 좋지만 너무 더워 선수들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지, 어린이들이 더위나 먹지 않을지 걱정된다.”가장 많은 말을 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린이들을 굉장히 좋아했다.차후 고향(전주)에 ‘어린이를 위해 바둑회관 하나 만드는 것’이 꿈이란다.‘어린이 최강자들이 다 모였다. 이 기회에 바둑을 배우는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바둑을 배우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교육에 있어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즐거움의 미학’이었다.‘어린이와 동행한 부모님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승패를 떠나 바둑을 즐겁게 여기도록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지원과 성원이 필요하다” 노자 강의를 했던 도올 김용옥의 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일하는 것 모두 즐겁기 위해 하는 일이다’.‘이창호는 전주의 자랑이다. 전주 시민들에게 인사 한번 하자’.이창호는 이에 대해 “꾸준히 지켜봐 주신 어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잘할때나 못할때나 지금같은 심정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이창호는 물론 “전주를 사랑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창호는 마지막으로 이 바둑대회(이창호배)에 대한 소망을 말했다.“지금으로도 행복하다. 내가보답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으로도 전국 최고 대회다”며 “전통을 간직하는 대회가 되길 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회를 통해한국 바둑을 이끌 바둑의 강자들이 나오고 바둑이 국민에게 즐거움으로 다가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마지막 정리를 잘해 승리하길 빈다’고 말하자 ‘고맙다’고 말했다.이는 25일 스승인조훈현 9단의 도전을 받아 왕위전 결국 3국을 두는 계획이 잡힌 것으로 놓고 오간 말이다./심회무기자 shim@ ▶이창호 주요 이력 -1975년7월 29일생-우승통산 93회(국내만).-88년세계최연소 타이틀 획득.-92년세계 최연소 세계챔피언 -90년최다연승 기록,-90년최고승률기록-93년최다승 기록.-94년국내 16개 기전 사이크링히트 달성-95-99년최우수기사상-96년문화체육부 은관문화훈장 서훈 ▶이창호의 기풍 : 두터움을 위주로한 계산적 실리. 형세판단이 바르고 끝내기가 강함.▶별명 : 돌부처, 강태공,신산, 세계바둑황제▶취미 : 탁구, 테니스.▶현재 이창호 타이틀 보유 기록 -왕위전,-SK엔크린배 명인전, -한솔엣닷컴배 패왕전-스피드011배 최고위전, -기성전 등.▶국제성적-92-93년,96년, 98년 동양증권배 우승(총 4회)-1-5회 진로배 한국 우승 주역-95년, 96년 TV아시아바둑선수권 우승.-96년, 98년 부사통배 우승.-96년 세계바둑 최강결정전 우승-97년 LG배 세계 기왕전 우승-97년, 98년 삼성화재배 우승-98년 제1회 농심배 수훈-제3기 LG배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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