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레저> 실내수영장, ‘직장인, 주부들에게 인기 캡.’

매일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아직도 잠이 덜깬 눈을 부비면서부지런히 어디론가 향하는 직장인들이 있다.

그런가하면 오전 9시가 넘어갈 무렵이면 남편 출근과 그리고 자녀들을 모두 학교에보낸 뒤 주섬주섬 집안을 정리하고 조그만 가방을 옆에 낀 채 집을 나서는 주부들도 만만찮다.

이들은 매일같이 힘든 몸을 이끌고 새벽출근을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또 가족 몰래 파트 타임 일자리를 찾아가는아줌마(?)들도 아니다.

직장인들이 그리고 이들 주부들이 찾는 곳은 다름아닌 도심속 실내수영장.

전주권 실내수영장이 최근 이 같은 ‘새벽 돌고래(직장인)’들과아침 오전 시간대 ‘줌씨 부대(주부들)’로 점차 붐비며 IMF 파동 이후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요즘들어 하루평균 적게는 400여명에서부터 많게는 600~700여명까지 직장인들과주부 이용객들이 중심층을 이루며 부랴부랴 수영장 문턱을 넘고 있기 때문.

‘새벽 돌고래’들이 이같은 행보를 하는 주 이유는 건강.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술과의 전쟁을 통해 하염없이 망가져가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지키기 위한 한 방편이다. 때문에 이용객들도 주로 가장 많은 생활의 과부하가 걸리는 30대 초반~40대 중반까지의 남자와 20대 후반 미혼 여성들이많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전주공설운동장 실내수영장을 찾는 김성범씨(34·전주시 팔복동)는 “심적으로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저녁 때면 술자리가 많은 업무 관계로 언제 어느 때 건강에 적신호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위기감을 느낀다”며“사실 이렇게라도 수영을 시작하니까 마음적으로 조금은 위안이 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미혼 여성들의 경우 아무래도 건강도 건강이지만 아름다운 여성미 즉, ‘미용’을위해 새벽잠을 깨는 경우가 많은 편. “일단 아침을 일찍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미용에도많은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는 얘기가 이들 여성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반면 오전 8시30분~9시30분대, 오후 2시~4시 타임에 수영장에 가장 많이몰리는 주부들에게는 매일 수영장을 찾는 일이 지루하고 찌든 일상생활에 큰 활력소로 작용한다.

30대 초중반~40대 초중반에 이르는 ‘줌씨부대’들은 악착같이 몸매를 유지하려는 의지와 노력보다는 수영장을 찾아 하루 1시간이라도 자기 자신을위한 투자를 하는 시간이 그저 즐겁기만 하다. 오후 시간대면 특히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을 찾는 기쁨도 두배.

전주시 삼천동 삼익수영장을 문턱을 넘는 주부 이영순씨(38·전주시 삼천동)는 “일단내가 생활에서 크게 소외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고 이와 더불어 건강과 미용에도 보탬이 되니 일석 3조 아니냐”며 이를 적극 권장한다.

전주권 실내수영장 운영 실무자들은 “아마도 날씨 관계가 있으니까 6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이용객들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관망한다며 “생활의 여유를 찾는 방법은 아주 작은 노력에서부터시작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형렬기자 hr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