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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발걸음]달걀 한판 값에 담긴 마음, 청소년을 위한 마을공동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1월 03일 15시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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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라면 두 개를 사다가 옆에 달걀이 눈에 띄었다. 사장님께 달걀 한판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7,800원이라고 했다. 마음이 놓였다. 오늘 동네 마트에서 달걀 한판 가격을 알았다. 갑자기 달걀값에 눈이 가는 이유가 있다. 곧 있을 청소년자치활동 지원을 위한 일일찻집 때문이다.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에서 청소년을 지원하는 위원회와 자원활동가 조직이 있다. 다양한 모임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그중 꿈청지기 자원활동가 분들은 매년 일일찻집을 열어 전체 수익금을 달그락의 청소년자치활동 지원을 위해 기부한다.

꿈청지기는 레몬청, 대추청 등 수제청을 만들어 일일찻집을 열고 있는데, 이번 해부터 후원자들께 더 다양하고 좋은 제품을 넣기로 하고 진행팀에서 논의하다가 마트와 관련된 사업을 하시는 대표가 올리브유, 달걀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납품해 주겠다고 했다. 원래는 한판에 5,000원으로 한 명당 두 판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었다. 최저가로 하면 그 정도 맞출 수 있다고 여겼는데, 구매 당시 생각 외로 달걀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이 상황이 카톡방에 공유되면서 논의가 이어졌다. 여러 의견이 올라왔는데, 결국 원래 가격에서 1,000원만 올려 한판 6,000원에 하고 누구든지 구매할 수 있도록 결정이 되었다. 수익을 낮췄음에도 일일찻집 티켓 안내할 때 달걀 한판에 5,000원으로 써놔서인지 선생님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과 길위의청년학교는 모두 시민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운영된다. 후원자들이 모든 활동의 바탕이라는 뜻이다. 달그락에는 후원자로서만이 아니라 위원회와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는 시민들이 있다. 다음 주부터 모금 활동인 ‘달그락기버305’ 캠페인이 시작된다. 이 모금 활동은 위원회와 자원활동가, 이사 등 주요 구성원들이 대부분 참여한다. 10년간 꾸준히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며 일일찻집을 주관해 온 꿈청지기 선생님들도 함께하고 있다. 달걀값 걱정하면서 올해도 일일찻집을 연다. 두 달여 정성 들여 수제청을 담고 음식과 판매 물품을 준비했다. 이번 일일찻집을 준비하는 과정에 지역 봉사단체인 세노야 봉사단원 분들도 함께한다. 일일찻집 장소는 군산 세광교회에서 내어주신 카페에서 한다. 종교 행사가 아님에도 카페와 식당, 야외 공간까지 모두 내어주셨다. 마을과 함께하며 청소년을 응원하는 교회가 이웃이다.

위원회는 개별 후원자도 모집하면서 모금 캠페인 영상도 만들고 있다. 편지를 쓰시는 분들도 있고,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활동이 진행된다. 위원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사무실에서 짬을 내어 영상과 메시지를 촬영하고, 달그락에 모여서 재미난 영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달그락에 모인 시민들의 정치 성향은 모두 다르다. 진보, 보수, 중도 등 정말 다르다. 심지어 선거 기간에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서로 다른 상대 캠프에 있다. 그럼에도 달그락에 오면 청소년만 생각하는 시민들로 정치색을 넘어 공동체성을 강조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종교도 다르다. 이념과 정치를 넘어 청소년을 생각하는 분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 이런 시민들이 청소년을 위해 참여하고 울타리가 되어 준다는 것은 복이다.

다양한 직업과 정치성향, 종교를 가진 시민들이 오직 지역의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 고민하고 나눔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청소년이 살기 좋은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달걀 한판 값에 담긴 마음, 그 안에 마을 공동체가 녹아 있었다./정건희(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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