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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발걸음]취업비자 시급히 발급해 한국 근로자 인권 보호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9월 15일 14시44분

불법 체류로 구금당한 한국 근로자들이 이번 주말에 귀국했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LG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던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9월 4일 오전 10시, 미국 국토안보부의 출입국관리관 소속 단속자들에 의해 사전에 연락도 받지 못했고 연행 당일에도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한국 근로자들은 이민 단속자들이 가져온 외국인 체포 영장 서류에 싸인 후 케이블 타이로 손목이 묶이고 수갑과 쇠사슬을 찬 채 강제 연행됐다. 이유는 미국에 입국 시 수입을 목적으로 한 취업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를 통해 입국해 불법 취업자로 취급받은 것이다.

이미 올해 3월,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베네수엘라 이주민이 수감한 대형 교도소를 찾아가 불법입국자에 대해 기소당하고 추방한다고 경고한 바 있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기 상용비자로 출장 중이던 한국인이 연행되는 이유에 관해 물었을 때 미국 출입국 단속 요원조차 모른다는 답일 뿐 정확한 해명을 듣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로 끌려간 한국 근로자들은 5곳의 72인실로 된 방에 각각 구금됐다. 각 방에는 소변기 2개, 변기 4개, 이층 침대가 놓여 있어 곰팡이가 핀 침대 매트리스에서 취침했다. 처음 구금됐을 시 담요나 생필품도 없이 하체를 덮는 천 하나에 몸을 맡겨야 했다. 다음으로 지급된 물품은 겨드랑이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데오드란트와 담요, 치약 칫솔이었다. 이후 입소 절차가 빨리 끝난 경우는 2인 1실을 배정받았지만, 72인실에 그대로 머문 사람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7일 보도에 정부, 기업, 경제단체가 신속히 대응해 구금 근로자들에 대한 석방 교섭이 이루어졌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게 AP통신은 8일 크리시티 놈 장관이 한국인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으나 이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고 밝혔다. 구금 3일 만에 인터뷰가 시작돼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11일 구금 시설에서 나왔지만, 미국의 관점과 우리나라의 관점이 달라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현대-LG 합작으로 배터리 공장에서 일했던 근로자들 330명이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번에 연행된 근로자 중 한국인 근로자가 총 316명이었고 외국인이 14명이었다. 이중 관광비자를 활용한 한국인 근로자는 현대차 협력사인 60명과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의 86명인 170명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 구금된 7일간의 한국 근로자들의 인권은 전혀 보호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당한 공포와 위협,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근로자들을 위한 대책이나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관건이다. 만약 미국에 의해 강제 출국당했다면, 5년간 미국 입국이 불가하거나 제한적 입국만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대기업이 직접적으로 고용한 근로자가 아닌 협력사에 맡기는 구조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협력사가 계약한 인력이 제대로 된 취업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를 통해 시급히 인력 조달을 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시급하게 인원을 투입하면서 가장 빠르게 투입할 수 있으려면 관광비자를 통해 우선으로 인원 충원하여 업무를 추진해야 했으리라.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리 대비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왜 지금의 시점에서 이러한 사태가 이루어졌는가? 한미 간 국가안보의 문제인지, 한미 간 무역 협상의 문제인지 정확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투자금의 회수 지연과 공사 가동 지연으로 인한 손실, 이외 다른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 손실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의 미국 입국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길 바란다.

한국 근로자 수백 명이 감금당하는 희생을 통해 다시 한번 각성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경고를 무시했던 것일까? 알고 있었음에도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밀어붙였던 것일까? 추방을 자진 출국이라고 해석함으로써 오는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 여러 의문점만 남는 사건이다. 이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의 무역 협상이나 외교 안보에 대한 불안은 가라앉지 않을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한국 근로자들의 인권이 보호돼야 할 것이다.

/김순례(누리상담심리연구소 소장, 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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