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오늘과 내일]이런 사람과는 사귀지 말랬는데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22일 14시29분

찌는듯한 7월의 무더위가 무척이나 짜증을 부른다. 짜증스럽다고 더위를 피해갈 수 는 없음을 알면서도 버릇처럼 입 밖으로 터져 나 온다. 지구의 지각변동으로 지구촌이 해마다 뜨거워지면서 폭우와 폭설과 한파와 폭염(暴炎), 그리고 대형 지진과 생명을 삼켜버리는 무서운 산불이 매년 지구를 불태우고 있다. 지구촌에 다가오는 재앙이 왜 이렇게 자주 일어나고 있을까.

불덩이를 안은듯한 더위에 허덕이면서도 우리네 인생길은 한 걸음씩 걸어가는 뚜벅이 삶을 살고 있다. 성급한 사람들은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은 체,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고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 깊은 낭떠러지로 추락한 뒤에야 잘못을 깨닫는다. 자기 집착에 빠져 한계를 넘어선 생각은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병이 되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데 장애가 된다. 우리 인생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오늘을 살아간다.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진 성격대로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만 몰입하다 보면 진정으로 중요한 사항이 뭔가를 모르고 지나친다. 삶의 일부에서 잠깐의 기쁨을 가져오는 것에 푹 빠져 헤어나질 못한다. 행복이나 쾌락의 요소는 명예나 권력, 재물이나 소유물이 아니라, 언제나 가슴을 열고 흉허물을 털어놔도 부끄럽지 않을 지인이나 친구일 것이다. 바쁨을 핑계로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다 보면 심한 외로움에 빠져들기 일쑤다. 대인관계의 성공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신뢰도를 쌓아가는 결과물이다.

낭만 시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푸쉬긴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이하생략-.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에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 이하 생략-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겪은 뒤 본질이 무엇인지를 관조한 인간의 의식 깊숙이 자리한 삶의 고독과 그리움을 성찰한 유명한 작품이다.

어려서부터 오랜 시간을 사귀어온 친구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등을 돌렸을 때, 씁쓸한 삶의 허무를 부른다. ‘설마 그 친구가 그럴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내가 잘못 알았겠지’ 이런 중얼거림은 드라마 속 독백이 아니다.

‘친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때 자기 인생도 허탈감에 빠져든다. 예부터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했듯 즉 신뢰가 없으면 오랜 지인이라 할지라도 관계는 시나브로 허물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관계는 개인 대 개인이다. 내가 싫으면 그도 나를 싫어할 것이란 생각을 항상 머릿속에 새겨야 한다.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는 길은 자기의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신뢰다.

상대는 내가 아니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했었는데, 사실은 상대의 겉모습만 알았던 게 아니었을까. 때로는 나도 내가 누군지를 몰랐었는데? 좋은 인상을 지녔다고 해서 그를 친구라 부르기엔 어딘가 어색하다. 예부터 어른들은 ‘인간미가 없는 사람, 염치가 없는 사람, 입놀림이 가벼운 사람,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은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 /김형중(에세이스트. 문학박사)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새전북신문 기자의 최근기사

[오늘과 내일]이런 사람과는 사귀지 말랬는데

잠실 한강공원 야간 운동 중 부상, 정형외과 진료 증가

[오늘과 내일]이런 사람과는 사귀지 말랬는데

의정부웰니스건강검진센터 10월 오픈, 개원 프로모션 진행

[온누리]감동을 전하는 유머 스피치

[경제와 미래]신품종과 미생물 자원, 미래 먹을거리다

[사설]폭우피해 계기로 하천 정비 중요성 깨달아야

[사설]청정한 환경 잘 지켜야

[온누리]머스크와 젝슨 황

[월요아침]각자무치(角者無齒)

[메아리]과연, 훌륭한 교육제도란?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신통일한국 피스로드 2025 전북자치도 부안군 통일대장정

초복 맞이 삼계탕 한그릇

전주남 로타리클럽 제39대 강신무 회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