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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좋구나' 판소리의 정수, 전주에서 울려 퍼지다

'제34회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6월 30일 08시14분

제34회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이 1일부터 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우진문화재단은 1991년 첫 무대를 연 이래 34년간 한국 전통 판소리의 진수를 선보여온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 공연을 갖는다.

전주의 대표적인 전통 공연으로 자리잡은 이 무대는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소문난 귀명창들과 젊은 세대 관객을 끌어들이며 세대를 잇는 예술 소통의 장이 되어왔다. 유파별 명창들의 기량과 소리의 깊이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손꼽힌다.

해마다 다섯 명창의 정통 유파의 다섯 바탕을 하루 한 바탕씩 90분씩 무대에 올리는 공연 마당이다.

각 명창들이 혼신을 다해 구성한 무대는 전통 판소리의 깊이와 생명력을 고스란히 전하며, 보존과 전승의 산 교육장으로 예술적 성취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일은 유태평양의 ‘미산제 흥보가’, 2일은 정은혜의 ‘박초월제 수궁가’, 3일에는 이봉근 ‘박봉술제 적벽가’ 무대가 이어진다.

4일은 민은경의 ‘김세종제 춘향가’, 5일은 장문희의 ‘동초제 심청가’를 만나볼 수 있다.

1일은 국립창극단 부수석 단원 유태평양이 나와 미산제 흥보가를 들려준다. 미산제 흥보가는 동편제의 웅장함과 서편제의 섬세함이 어우러진 유파로, 담백하고 절제된 붙임새와 화려한 시김새가 특징이다. 유태평양은 이번 무대에서 ‘가난타령’, ‘제비 다리 고쳐주는 대목’, ‘박 타는 대목’ 등을 익살스럽고도 품격 있게 선보일 예정이다.

2일은 창극, 연극, 창작 판소리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소리꾼 정은혜가 해학과 환상이 가득한 박초월제 수궁가의 진면목을 무대에 올린다. 동물의 의인화와 극적인 구성으로 주목받는 이 작품은 1시간 35분간의 밀도 높은 구성으로 동편제 계열의 강한 고음과 특유의 소리 짜임을 살려낸다.

3일은 호방한 통성과 에너지 넘치는 매력을 지닌 이봉근이 남성적인 매력이 짙은 박봉술제 적벽가를 선보인다.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이 다수 포진된 이 유파의 소리는 고음과 성량이 요구되는 만큼, 이봉근의 폭발적인 소리의 진가를 체험할 수 있는 무대다.

4일은 고제 소리의 정수를 간직한 김세종제 춘향가를 통해 전통의 품격을 보여줄 민은경은 보성소리의 전통을 잇는 소리꾼이다. 맑고 단단한 음색과 뛰어난 연기력을 겸비한 그녀는 섬세한 부침새와 성음의 조화를 아름답게 풀어내며 관객을 고전미 가득한 소리의 세계로 인도한다.

5일 무대에 오르는 장문희는 동초 김연수 명창으로부터 계보를 이어온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동초제 특유의 극적이고 예술성 높은 심청가를 깊이 있게 펼친다. 장문희의 밀도 높은 소리는 관객들에게 전통 판소리의 정수이자 미학을 경험하게 한다.

김보라 우진문화재단 이사장은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우리 소리의 뿌리를 지키고 미래를 이끄는 전승의 장”이라며 “앞으로 전통의 명맥을 잇는 전주의 대표 무대로 자리할 것”이라고 했다./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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