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카더라' '묻지마' 불법 사이버 선거운동 기승

여론조사 왜곡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 전북서 5,730건 적발
대부분 선거법 잘몰라 빚어진 문제, 선거운동 방법 숙지해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5월 25일 15시11분

“알고보니 *** 후보가 어렸을 때 사고를 쳐 소년원을 갔다왔다고 하더라…여론조사를 해보니 *** 후보의 지지율이 두배 이상 높다고 하더라.”

6.3대선 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불법 사이버 선거운동이 기승 부리고 있다.

전북선관위에 따르면 조기 대선이 확정된 후 최근 한달간(4.22~5.21) 선거법 위반 혐의로 도내에서 적발된 불법 사이버 선거운동은 모두 5,730건에 달했다.

전체 위반사례 87%(5,025건)는 여론조사 인용기준을 위반한 게 화근이 됐다.

언론사나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각종 누리소통망(SNS)을 비롯해 인터넷 카페나 지역사회 커뮤니티 등 정보통신망에 퍼나르면서 그 인용기준을 잘 몰라서 벌어진 문제였다.

선거법상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할 때는 조사의뢰자, 조사기관, 조사일시, 조사방법 등을 반드시 표기해야만 한다. 이런 규정을 잘 모르거나 표기하기 힘들다면 그 발표자의 누리집에 링크를 걸어 공유하면 괜찮다.

하지만 선관위에 적발된 사례들은 하나같이 링크조차 없이 퍼나르다 적발됐다. 여론조사 결과 전체가 아닌 일부만 발췌하거나 그래프만 캡처해 퍼나르다 적발된 사례도 많았다.

여론조사를 빙자한 왜곡 사례도 적지 않았다.

누리소통망 채팅방에서 지인들끼리 대선 후보를 놓고 벌인 인기투표 결과를 놓고, 마치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인 것처럼 여기저기 퍼뜨리려다 적발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왜곡 사례는 전체 4%(242건) 가량을 차지했다.

허위사실 유포 또한 여전해 약 7%(448건)를 점유했다.

특정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다 적발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한 후보자가 어렸을 때 성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갔다왔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다 덜미 잡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해 특정 후보자의 영상이나 이미지를 만들어낸 불법 딥페이크도 일부 적발됐다.

현실처럼 보이는 가짜 콘텐츠, 즉 딥페이크 영상물의 경우 선거운동 자체가 금지됐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죄수복을 입은 특정 후보자의 이미지를 커뮤니티에 올렸다 적발됐다.

선관위는 즉각, 문제의 게시물을 올린 게시자나 관리자를 찾아내 모두 삭제 조치했다. 단, 고발이나 수사의뢰는 없었다.

도내의 경우 현재까지 악의적, 고의적, 대량 확산 등과 같은 중대 범죄는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을 잘모르는 일반 유권자들이 사이버상에서 선거운동을 많이 하다보니 빚어진 문제로 보인다”며 “어디서 들은 얘기나 본 것을 ‘카더라’ 통신마냥 그냥 유포해선 절대로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선거권자는 언제든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특정 정당과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사이버상에서도 허위사실 유포나 후보자 비방, 딥페이크 영상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금지되고,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때는 반드시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정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선은 오는 29일과 30일 사전투표, 선거일 당일인 6월 3일은 본투표가 치러진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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