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효녀 아닌 인간 심청의 이야기‘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청' 정기공연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16일 14시05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과 1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에서 제58회 정기공연 창극 '청'을 선보인다.

이번 창극 ‘청’은 기존의 심청이 강조하던 효(孝)가 아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심이라는 성씨를 떼어내고 열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마주한 한 인간의 서사에 집중했다.

심청가는 판소리 다섯바탕 중 춘향과 더불어 가장 널리 알려진 바탕이다. 특히 뺑덕과 황봉사의 해학적인 대목과 심청 부녀의 애절한 정서는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창극 '청'은 기존 심청이 강조하던 효(孝)의 수식어를 걷어내고자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작품은 '길'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심청의 서사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환생의 3가지 구성에 주목했다.

첫 번째 삶에서는 '평범한 인간'으로, 두 번째 죽음에서는 '자기 희생', 세 번째 환생에서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영웅'으로 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장면은 모두 2막 12장으로 구성돼 있다. 1막은 심청의 탄생부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바다로 뛰어드는 순간까지 6장으로 구성돼 있다.

2막은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환생부터 심청의 환생부터 아버지 심봉사와의 재회까지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담아냈다.

가장 큰 볼거리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이다. 미리 촬영된 수중촬영을 3D 영상 작업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용궁의 장면은 빛의 반사효과를 극대화한 디자인으로 모악당 전체에 시공간의 착시효과를 불러 일으키도록 제작했다.

작창은 창극 '청'에서 그려질 인간적 고뇌와 서정적 감성을 조화롭게 나타내기 위해 김차경 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참여했다. 풍성한 음악을 위한 작곡 방향도 눈에 띈다. 전통판소리 어법을 살리면서도 서양 화성을 붙이는 등 새로운 곡 해석을 통해 청자들에게 극적인 상황을 이해시킨다.

대표적으로 한이 깊이 서린 상여소리에 다른 가사를 첨가해 힘을 덧댔으며, 합창도 이면에 맞게 새롭게 작창했다.

제작진은 김차경 예술감독을 필두로 양수연 연출가와 국내 최고의 무대·조명·영상·의상 디자인팀이 합류해 최고의 무대를 구성했다.

주요 배역은 더블캐스팅으로 꾸려졌다. 18일에는 한단영 단원이 심청 역에, 심봉사 역은 김도현 단원이 출연하며, 19일에는 채정원 소리꾼이 심청 역을 맡았으며 심봉사 역은 임현빈 남원시립국악단 악장이 열연을 펼친다.

김차경 예술감독은 "심청이라는 역할과 심청을 주제로 한 다양한 창극을 수없이 경험하고 보았지만, 창극 '청'은 그 어느 작품보다 훌륭한 작품으로 완성됐다"면서 "단원들의 개별 기량, 작품성, 무대구성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향후 창극 심청의 새로운 표본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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