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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죽으면 바다에”… 산분장을 합법화해야

이종근 문화교육부장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2월 29일 14시47분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내년부터 합법화되는 산분장에 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정 장소에 화장한 유골을 뿌릴 수 있게 돼선데 포화상태에 이른 봉안당 등의 대안이 될 거란 기대가 떠오른다. 다만 환경오염, 불법 산분 등의 문제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 우려가 인다.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23일 기준 1024만 4550명으로 전체 인구(5122만 1286명)의 20%를 돌파했다. 2000년 11월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한국은 7년 4개월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했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레 봉안시설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날 보건복지부 e하늘장사정보서비스를 보면 9월 기준(잠정) 전국 화장률은 93.5%로 전년 동월 대비 0.6%p 증가했다. 화장률은 매년 늘고 영구적 보관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복지부는 내달 24일부터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산분장을 합법화한다. 개정안에 따라 묘지·화장시설·봉안시설·자연장지 내 특정 장소, 해안선으로부터 5㎞ 떨어진 해역(수산자원보호구역 등 제외)에 화장한 유골을 뿌릴 수 있게 된다. 공간 부담 해소, 납골당 유지·관리 비용 절감에서 유족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0년 기준 산분장 이용률은 8.2%로, 복지부는 2027년까지 30%로 끌어 올리는 게 목표다.

급격한 고령화로 화장장과 봉안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산이나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산분장(散粉葬)’이 합법화 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 24일 장사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입법 예고를 마친 상태다. 그런데 장사업계에서는 “이대로면 불법 산분이 난무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산분장은 화장한 유해를 산, 바다 등에 뿌리고 표지를 두지 않는 장사(葬事) 방법이다. 친환경적이라는 인식 덕분에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선호 장사 방법에 대해 조사한 결과, 23%가 ‘산분’을 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이뤄지는 장사 방법 중 산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8.2%로 선호도와는 차이가 크다. 이는 산분장이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산분장은 자연장의 형태로 화장한 유골을 수목이나 화초, 잔디 등의 주변에 묻는 것만 가능하다. 화장 시설마다 화장 유골을 뿌리는 이른바 ‘유택동산’이 마련돼 있지만 실제로는 큰 용기에 여러 명의 유골을 부었다가 나중에 한 번에 매립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바다에 화장 유골을 뿌리는 ‘해양장’은 인천과 부산의 일부 선박업체가 지자체 허가 없이 알음알음 진행해왔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복건복지부는 내년 1월 24일부터 산분장을 합법화하기로 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산분장이 가능한 장소를 정한 것이다. 개정안대로 라면 앞으로 묘지·화장시설·봉안시설·자연장지 내 특정 장소나 해안선으로부터 5km 떨어진 해역(수산자원보호구역 등 제외)에 화장한 유골을 뿌릴 수 있다. 대부분 상수도 보호 구역인 하천·강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자 민간 장사시설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화장 유골의 환경적인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주무부처인 복지부에 정책 제안서까지 내면서 “화장 유골은 자연에서 썩지 않으며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거나 부양영화에 따른 녹조 현상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장사업계는 불법 산분을 방지하는 대책이 없다는 점도 꼬집는다. 지자체의 관리 감독 시스템과 처벌 규정이 없다 보니 제한 구역에 산분을 해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해양장의 경우, 사전에 해경에 신고해야 하는 고성과 같은 지역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해양장이 어디서,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자체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산분 가능 구역과 관련된 조항만 담겼다. 복지부는 장례 절차가 지속 가능하려면 산분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해에 사망자가 3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화장 비율도 점차 높아져 현재 봉안 시설을 추가로 건립해야 한다. 앞으로 출산율은 점점 떨어져 100~200년 후에는 봉안당을 이용하고 관리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산분장 합법화를, 국민 입장에서 선택 가능한 장사 방법을 하나 늘린 것으로 이해하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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