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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발걸음]직장인이 행복할 때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3년 11월 06일 14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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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건희(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직장인은 언제 행복할까? 통장에 월급 찍힐 때? 설마. 직장을 다니면 모두가 월급을 받는다. 스마트폰에 월급 숫자 찍히는 거 볼 때 잠시 좋기도 하지만 본질은 아니다. 대부분 통장 숫자는 터미널에 고속버스처럼 시간에 맞추어 지나가기 바쁘다.

직장인들이 가장 행복할 때는 바로 “자기 업무에서 한번 전진했다는 자각이 들 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테레사 에머빌 교수가 오랜 시간 연구한 ‘전진의 법칙’이다. 7, 8시간 딱 끊어 일하면서 고액 연봉 받아도 지옥 같은 삶이 있고, 하루 15, 16시간을 일해도 기분 좋을 때가 있다. 자신의 일터에서 내가 발전하고 있을 때다. 어떤 이들은 적당히 놀며 일하고 높은 연봉 받으면 좋다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 그런 일은 없다. 모두가 일은 많고 바쁘다. 지금껏 현장에서 일이 적다거나 쉽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비전과 조직 비전의 교집합이다. 내 삶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어떠한 비전과 회사의 비전이 같을 때 일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자기 비전을 성취하는데 조직 구성원들이 비전을 위한 목표를 함께 나누고 지원하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때 직장인은 행복해진다. 김성준이 쓴 에서 우리나라 직장인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이 행복할 때가 언제인지를 조사 분석했다. “성장할 수 있는 과제를 부여받았거나, 과제에 대한 방향성을 함께 고민할 때, 업무 추진에 있어서 적절히 가이드를 받을 때, 무슨 일이든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 등이다. 키워드 추려보니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이 있고, 자기 비전에 따라 일이 잘되거나, 잘 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관계다. 더불어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관계가 있을 때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일터의 일과 연동된 것이고 이를 함께 만들어 가는 직장인들이 행복하다는 뜻이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에 자기 삶이 투영된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은 드물다. 그 비전이 삶의 시간 대부분을 차지한다. 문제는 직장인 중 자기 조직 문화에 둘러싸여 삶을 살아내면서도 조직과 자기 비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있다. 불행의 시작이다.

어느 조직이 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조직의 비전은 무엇이고, 내가 선택한 일터에 구성원으로서 내 삶의 비전과의 교집합을 만들어(찾아) 내(가)는 과정은 아닐까?

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미션, 비전, 사업추진 방향과 전략 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선생님들 모두가 중장기 계획부터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까지 미리 공부하고 와서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었다. 자기 비전과 조직 비전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은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개인의 현실적이면서도 본질적인 꿈을 나누며 묶어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비전을 나누고 실천하는 과정(을 기획하고 만들어 가면서)에 따라 변화가 보일 때 행복해진다.

회사뿐일까? 사람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자기 비전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독립운동도 그랬고, 민주화운동도 그랬다. 일제강점기, 독재 치하에서도 목숨을 걸고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독재와 강압에 대한 저항 정신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독립운동가,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은 세상이 바뀐 이후에 비전도 함께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다. 일제 강점이 아닌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 독재가 아닌 시민이 주인이 되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세상. 그분들의 비전 때문에 이런 세상에서 산다고 믿는다. 우리 삶의 비전은 사회적 가치 속에 포함된 회사, 기관 등 어떠한 일터에서 발현된다. 그 가치를 붙잡고 일하는 조직에서의 비전과 사회적, 지구적 비전의 일치 안에서 우리는 또 다른 희망을 붙잡고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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