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달그락달그락]“청소년도 세상 편견에 돌 던지는 방송 만들었으면”

목표 성취하는 것 보다, 과정에 초점 맞춰야…
정답 맞히는 사람 아닌, 질문 던지는 사람 되길

기사 작성: 청소년 기자단 - 2023년 02월 15일 14시27분

■ 함윤호 아나운서-김로연 작가에 진로와 가치관 물어보다

지난 1월 27일 청소년기자단은 전주 KBS 방송총국을 방문해 함윤호 아나운서(이하 함 아나운서), 김로연 작가(이하 김작가)를 만났다. 언론·방송계열 진로 관련 질문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와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무엇이 되려고 하기보단, 일을 하며 만나는 열정과 즐거움을 겸험해봐야

첫 번째로 함아나운서를 만났다. 그는 한국방송공사 KBS는 시청자가 주인이며 방송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이라고 소개했다.

“ 방송과 강의도 하며 말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느끼곤 한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 인간을 떠나 살 수 없다. 인간 사이에는 관계가 중요하다. 좋은 관계는 의미있고 즐거움이 있고 이를 맺기 위해서는 좋은 말도 필요하다. 이는 누군가의 가르침을 통해 아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얻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그런 관계를 많이 만들어가고,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아나운서가 된 계기는?

산골 출신으로 방송국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에 자기 삶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대학교에서 만난 후배의 조언으로 우연히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30살에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했다. 처음에 대학을 전공할 때 까지만 해도 내가 하게 될줄 모르던 일이었다.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지 말고 천천히 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면서 즐길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어있다.

△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되 매일 하루하루를 알차게 사용했으면 좋겠다. 적절한 자기관리 루틴이 중요하고 몸의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을 제외한 누군가와 만난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취미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매일 하는 일을 취미로 해야 한다.

추천하는 대학 학과는 따로 없다. 전국에 아나운서가 약 160명 정도 있는데 서로 학과나 대학이 다 다르다. 꼭 나온 대학이나 학과만 능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느끼고 지낸 것도 아나운서가 되기위한 능력의 일부분이 된다.

△ 어찌보면 늦은 30살에 아나운서를 하겠다고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두렵지 않았나요?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건 당연히 무섭다.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판이 가만히 있으면 편안해보이지만 그것은 고장 난 것이다. 지침이 떨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기에 두려워하고 있는 것도 정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취업준비생 시기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했었다. 전라도 지역 같이 내가 아는 곳에 가니 편했다. 제주, 완도, 광양 등 모르는 길은 가는 방향의 길목이 두려워서 무서웠다. 하지만 완주하니 또 다른 성과가 있었다. 굳이 철학적이지 않아도 인생은 힘들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가봤으면 좋겠다.

△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지방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 너무 많다. 본사, 지역 아나운서는 방송을 시청하는 권역이 전국인지, 전북인지의 차이만 있다. 또한 서울에서 일한다고 실력이 더 뛰어난 것도 아니다. 지역과 서울을 달리 보는 시각을 벗어나야한다. 어느 곳에 있던지 내가 어떤 가치관으로 무엇을 만들까가 더 중요하다.

△ 진로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새로운 진로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답을 맞히는 공부를 한다. 정답을 맞히는데 익숙해지면 진짜 공부가 안된다. 정답을 말하는 것이 아닌 질문을 하면서 알게되느 지식이 유일한 내 것이 된다.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아닌 궁금해서 질문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미래엔 어떤 직업들이 사라지고 생겨날지 모르는 것인데 지금 진로를 찾았다는 것도 어쩌면 불쌍한 것이다. 벌써부터 진로를 정하기보단 만들어가는 세상이다.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도 어쩌면 행복한 것이다. 새로운 진로를 찾을 수 있으니까.

다음은 김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인간은 누구든 소외되어 있어,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글을 쓰고파

청소년들도 세상의 편견에 돌을 던지는 방송을 만들었으면,

김로연 작가님

△ 방송작가를 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라디오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라디오를 듣다가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 방송작가를 꿈꿔왔다. 꿈을 가지게 된 15살 이후로 혼자 매일 글을 쓰는 연습을 하고, 프로그램을 짜보는 등의 활동을 꾸준히 계속해왔다. 그때는 따로 청소년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꿈을 준비하는 시간이 많았다.

△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먼저 패트롤 전북은 8시 30분부터 8시 58분까지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시사소식을 다루고 있다. 또한 SK브로드밴드에서 진행하는 막걸리(막 걸러낸 이슈)도 담당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는 모두 다른 방면으로 소외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뉴스에 잘 담지 않는다. 이런 인물들의 스토리를 알리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제작되길 바란다.

△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요?

유튜브를 해보고 싶다. 지금 KBS취(재)중진담이라는 유튜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출연도 하고 있다. 나중에는 내 채널을 만들어 사람들을 만나며 지역 이야기를 하는 방송을 해보고 싶다.

△ 작가님이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가요?

공정한 사회는 사회적 격차가 완화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다와 육지만 있다며 단 두가지만을 놓고 바라볼 게 아니라 그 사이에 있는 진짜 생명이 살아숨쉬는 ‘갯벌’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이분법적인 잣대로 세상을 평가하지 말고, 융통성을 갖고 제3의 지대도 보면 좋겠다. 삶을 살아가는데 이런 유연함이 필수적인 것 같다.

인간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지금 청소년들이 학과의 미래를 따져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 지역 뉴스를 만들고 방송할 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점은?

시사 프로그램을 하면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드시 방송에 드러나게 해야겠다는 사고가 생겼다. 우리는 모두 소외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라고 우쭐한다. 전라북도도 전주 중심이고 누군가를 또 소외시키기도 한다. 세상 못 할게 뭐 있나 생각해 보자. 돌을 던지는 사람이 되자. ‘이런 사람들도 방송을 할 수 있다.’를 보여주고자 한다. 사람들이 방송국과 지역을 변화시킨다. 사람에 대한 마음과 시선이 없으면 방송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역에 20년 이상 있어 보니까 이 사고를 넓혀주고 많은 것을 나눠주고 싶음 마음이 생겼다. 작은 변화를 주기 위해 방송을 만든다.

△ 청소년 방송에 확산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 방송에서 하는 평범한 방송 보다는 청소년만이 할 수 있는 것과 '군산 청소년'에 초점을 두면 좋을 거 같다.

취재후기

 김시원: 정해진 정답을 맞히며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벗어나, 활동하면서 질문하고 내 것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조건 학과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인터뷰를 통해 학과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랐다. 지금은 꿈을 이루는 시대가 아닌 꿈을 만드는 때이니 ‘이게 정답이다’ 생각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시도를 해보는 청소년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였다. 라디오 제작과정을 보며 뉴스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뉴스나 라디오를 들어보는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 윤수호: 살면서 처음으로 방문해본 방송국이 굉장히 신기했고 함윤호 아나운서님께서 인생을 살면서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내가 앞으로 가야할 길과 살아갈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도 반성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김로연 작가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직업을 바라볼 때 겉만 보지 말고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의 노력과 열정을 같이 보아야 한다는 교훈을 심어주셨다. 또한 우리 기자단들이 나아갈 방향성까지 제시해주신 덕에 기자단이 발전할 방향을 생각하는 계기였다.

 문영채: 처음에 질문 걱정이 많았는데 아나운서님과 작가님께서 질문에 비해 너무 잘 대답해주셔서 걱정이 사그라들었다. 쟁취하는 것보다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말씀을 듣고 지금까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만 집중하던 나를 되돌아보았다. 또한 방송국을 다니며 구경한 것이 신기했고 TV에서만 보던 프로그램이 직접 보니 더 가깝게 느껴졌다. 좋은 경험이 된 거 같아 감사하다.

 김민수: 뉴스나 라디오에서만 나오던 함윤호 아나운서를 만나서 기뻤다. 삶의 자세를 들으며 나의 과거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자세를 지니게 되었다. 전공과 진로를 일찍부터 정하고 그에 맞춰 입시 공부를 하는 지금의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김로연 작가의 인간성이 학과보다 미래에 중요하다는 메시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정의로운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나에 대해 반성했다.

 최지희: 이번 취재활동을 통해 지금 당장 진로를 정하는데 애쓰지 않고, 밤을 새우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말처럼 청소년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해보고 건강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김민수·최지희 청소년 기자, 김시원·윤수호·문영채 인턴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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