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나무도 아프면 의사 찾아주세요”...이색직업 ‘나무의사’ 아시나요

전문 나무병원 정착 기대감 커...국가산림정책 파트너 역할 참여확대 필요

기사 작성: 복정권 - 2022년 02월 15일 16시21분

사람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다. 반려동물이 아프면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듯, 이제 나무도 ‘나무병원’과 ‘나무의사’가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앞으로 나무병원에 소속된 나무의사만이 수목진료와 방제를 할 수 있다. 수목관리자도 나무가 아프다고 판단되면 나무병원에 진단을 의뢰하고 나무의사의 처방을 받아 치료와 방제를 할 수 있다.

도시화의 희생물이라 일컬었던 천연기념물 제355호인 전주 삼천동의 곰솔나무를 떠올린다.

죽어가는 곰솔을 살리기 위해 수액(링거)을 놓고 쓰러져가는 가지마다 버팀목으로 지탱하는 등 사람으로 말하면 병원 중환자실에서 회생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유전자 복제를 통해 더욱 체계적인 재생 관리가 추진되고 천연기념물 노거수의 유전자원을 보존, 유전자 은행과 복제나무까지 등장하게 된다.

과거에는 건설산업기본법상 ‘수목의 유지 관리’를 넓게 해석해 산림보호법상 ‘수목 치료 행위’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비전문가에 의한 수목치료 및 고독성농약의 무분별한 사용 등의 문제점이 발생돼 앞으로 수목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띤 ‘나무병원 등록’을 해야한다는 내용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를 갖춰야하는 1종 나무병원은 22개 병원이 등록돼 있다. 기존의 식물보호기사가 활동했던 23개 2종 나무병원도 내년 6월27일까지 1종 나무병원의 요건을 갖춰야만 한다.

그만큼 녹색도시를 꿈꾸는 국가산림정책에 따라 법 개정을 통해 전문화된 수목진료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산림청의 나무의사 제도 도입 취지로 해석된다.

수목관리 분야의 선진국인 가까운 일본의 경우 나무의사 제도와 유사한 수목의 및 수목의보 제도를 수년 전부터 운영해왔으며 해마다 수천 명의 나무의사를 배출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톡톡히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북 도내는 물론 아직 전국적으로 아파트나 학교 등 생활목 위주의 나무병원은 인지도가 떨어져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기대감에 앞서 진통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류를 이루는 소나무의 경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법’에 따라 산림환경연구소 및 국립산림과학원을 중심으로 진단 및 연구가 이뤄져왔고, 방제사업의 참여 업체도 산림청 산하 산림조합 및 산림사업법인으로 한정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용승 ㈜도시숲조경 나무병원 대표는 “주위 생활권의 수목 관리자들이 앞으로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 “하지만 국가적인 정책의 자격제도 도입이 시장성을 예측하지 않아 앞으로 나무병원의 연착륙이 언제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복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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