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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뒤에 맞이하는 빛나는 순간, 매미 이야기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09월 23일 15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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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다(지은이 장현정, 출판 길벗어린이)'는 매미가 강렬한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기 전 단계인 매미의 날개돋이를 가만히 지켜본다. 목청껏 여름을 노래하기 전 벌어지는 탈피, 날개돋이는 오랜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 뒤에 맞이하는 눈부신 환희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다. 비 온 뒤 촉촉해진 보드라운 흙 위로 쏘옥 매미 유충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날개돋이를 위해 용기를 내어 세상 밖으로 첫 걸음을 내딛는다. 살금살금 주변의 가지 위로 기어 올라가는 작고 여린 유충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위태로워 보인다.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위로, 옆으로, 또 위로, 잠깐 떨어졌다가 다시 위로 이동하는 사이 어느새 해는 지고 저마다 자리를 잡은 유충들은 마치 꽃이 피어나듯,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피어난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날개가 보송보송하게 말라 더 높은 나무 위로 날아오를 때까지 매미는 개미, 사마귀, 참새 등 수많은 천적들의 눈을 피해 숨어야만 한다. 아찔한 난관을 넘어 날개와 몸이 바람과 햇빛에 말라 더욱 단단해졌을 때, 마침내 반가운 매미의 울음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진다. 책은 매미가 땅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와 두 날개를 활짝 펴기까지 고요하고도 놀라운 여정을 가만히 따라간다. 매미가 고개를 내밀고,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피어나듯 찬란하게 빛나는 생명 탄생의 순간들이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가슴 깊이 전해 주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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