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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구용구사(九容九思)

“사람 노릇의 몸가짐에 구용(九容)보다 중요한 것 없고,
학문과 지혜 쌓는데는 구사(九思)보다 더 중요한 것 없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8월 11일 15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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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공간정보 부회장 이태현



최근 들어 광역자치단체장, 판·검사, 의사, 목사, 외교관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몸과 마음을 간수하지 않아 많은 실망감을 주는 사례가 매스콤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느 누구보다도 추상같은 몸가짐으로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오히려 사회의 지탄 대상이 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왜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는 본인 인성의 문제다. 두 번째는 막강한 권한에 비해 통제가 안되기 때문이다. 즉 주변에서 직언할 사람이 없다.

사회지도층들이 율곡 이이가 쓴‘격몽요결(擊蒙要訣)’에 나오는 구용구사(九容九思)의 수용공(手容恭)과 구용지(口容止)를 한 번만이라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구용구사는 몸가짐에 대한 아홉 가지 덕목과 스스로에 대해 경계하며 다스리는 아홉 가지 마음가짐을 말함이다. 사회지도층이나 글로벌시대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언제든 곱씹어봐야 한다. 한 구절 한 구절 놓치고 싶지 않은 경구들로 가득 차 있다.

율곡 이이는 1536년 12월 26일 강릉 외갓집에서 태어났다. 1584년에 돌아가셨으니 48세의 한 창 나이에 세상을 달리하신 것이다. 지금 유엔이 정한 기준으로는 아직 청년 나이인 셈이다. 조선의 문신으로, 호는 율곡이고 덕수이씨다. 어머니는 신사임당이고 아버지는 이원수이다.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누구인가. 한국 여성의 사표로서 추앙받는 인물이지 않은가. 율곡이 과거시험 진사 조시에 장원 합격한 때가 13세이다. 그 후 호조좌랑, 황해감사, 대사헌, 병조판서, 이조판서까지 지내셨다. 그야말로 백성을 위해 본분을 다하고자 노력했던 대표적 인물이다. 이조판서는 정2품으로 육조의 수석장관이다. 오늘날의 기획재정부장관인 셈이다.

율곡의 격몽요결 내용 중에 사람 노릇 하기 위한 몸가짐으로 아홉 가지 태도(九容)보다 중요한 것이 없고, 배움에 나아가고 지혜를 더하는 데는 아홉 가지 생각(九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 구절이 있다. 이게 바로 구용구사(九容九思)다.

격몽요결은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쓴 것으로 구용구사는 율곡이 와 를 공부하며 얻어냈다. 몸과 마음을 간수하고, 학문을 향상하는 가장 절실한 조항이라 여기고 이를 실천하며 자신을 째찍질했던 것이다.

여기서 ‘구용’은 걸음걸이를 무겁게 하라(족용중, 足容重). 손가짐을 공손히 하라(수용공, 手容恭). 눈가짐을 단정히 하라(목용단, 目容端). 입은 조용히 가지라(구용지, 口容止). 말소리를 조용히 하라(성용정, 聲容靜). 머리가짐을 항상 곧게 하라(두용직, 頭容直). 숨쉬기를 정숙히 하라(기용숙, 氣容肅). 일어설 때는 덕스럽게 하라(입용덕, 立容德). 얼굴 모습은 장하게 하라(색용장, 色容莊)다.

그리고 ‘구사’는 보는 데는 밝게 하라(시사명, 視思明). 듣는 데는 총명스럽게 하라(청사총, 聽思聰). 안색은 온화하게 하라(색사온, 色思溫). 말하는 데는 충을 생각하라(언사충, 言思忠). 일하는 데는 경건히 하라(사사경, 事思敬). 의문이 있을 때는 물어라(의사문, 疑思問). 성나는 것은 참아라(염사란, 念思難). 보고 나서 의에 합당한 연후에야 얻어라(견득사의, 見得思義) 등 아홉 가지다.

변화무쌍한 21세기에 맞지도 않고 무슨 뚱딴지냐고 반문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옛 선조들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글을 보고 현실에 맞게 행동한다면 훌륭한 자기 교훈이 될 것이다. 구용구사는 사회지도층이 되기 위한 처세훈이다. 이처럼 율곡 사상은 4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생활 속에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밝은 이치 중의 하나가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객관을 유지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자신의 편향적 생각이나 욕심 등 부족한 분별심은 객관적 사고의 장애물이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구용’과 ‘구사’를 항상 마음에 두고 몸을 살펴 생활한다면 세속의 잡된 일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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