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주권 통합 105개 상생안 법제화

-정치권, 완주에 통합청사 설립 등 명문화 약속
-도지사는 완주로 이사하는 등 행정통합에 올인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7월 21일 15시00분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정동영, 이성윤 국회의원이 21일 도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성학 기자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정동영(전주병), 이성윤(전주을) 국회의원이 실효성 논란에 빠진 105개 전주권 상생과제 법제화를 약속하고 나섰다.

이들은 21일 도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전주권 통합 찬성단체들이 제안해 눈길 끈 105개 상생과제가 법적인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가칭 ‘완주·전주 통합시 설치법’에 담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찬반 주민투표가 예상되면서 완주 정치권을 중심으로 통합 반대론이 확산하고 있는데 따른 대책이다.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민간 단체들끼리 합의한 내용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비판에 대한 보완책이기도 하다.

상생과제는 주요 통합기관 완주 설치를 뼈대로 했다. 완주 몫의 공공기관은 통합 시청사, 시의회, 보건소, 교통관리공단, 시설관리공단, 추가로 신설될 구청 등이 꼽혔다.

현재 전주에 있는 동물원, 경륜장, 월드컵골프장, 농생명소재연구원, 농업기술센터 분원 등도 완주 이전을 제시했다. 완주지역 세무행정을 담당할 지소나 출장소 형태의 세무서 등도 신설하도록 했다.

통합 의회를 대표할 의장단도 완주를 배려했다. 구체적으론 3대 12년간 전반기 의장과 후반기 부의장은 반드시 완주군 출신 의원을 선출하도록 했다. 지역구도 12년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이른바 ‘3대(세금·부채·혐오시설) 폭탄설’을 놓고서도 통합 장려금을 전액 완주에 투자하도록 했다. 혐오시설과 기피시설 또한 완주군민 동의없는 이전은 제한했다.

생활밀착형 주민 복지안도 다양하다. 농업인을 지원할 총 1,000억원 규모의 농업발전기금 조성, 군지역 공공택지의 경우 완주군민 우선 청약권 부여, 70세 이상 버스요금 무료화, 완주-전주 택시사업구역 통합 등이다.

정동영, 이성윤 의원은 이 같은 전주권 상생과제 법제화에 총력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은 네번째 시도 끝에 성공한 청원군과 청주시간 통합 사례를 설파한 채 “지역발전은 누군가가 대신해주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챙기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전북이 제자리에 머무는 동안 청주는 인구 100만 도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전북 또한 어리석은 과거를 더는 되풀이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 또한 “통합은 단순한 행정개편이 아니라 지역의 생존전략”이라며 “완주 전주 통합시는 행정수도인 세종시와 연계되는 문화와 산업 거점이자 남부 수도권의 핵심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우범기 전주시장도 “완주와 전주가 통합을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살아남기 위한 것이자 기회의 땅을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이제는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105개 상생방안을 통합시 설치법에 명문화 해 법적 효력을 부여하겠다. 주민의 약속을, 행정과 정치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로 만들겠다”며 거듭 법제화 방침을 강조한 채 지지를 호소했다.

전주권 통합 시도는 1997년, 2009년, 2013년에 이어 네번째로, 조만간 행정안전부는 주민투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민투표는 빠르면 9월께 치러질 전망이다.

한편, 완주 삼봉지구 한 아파트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 앞서 삼례읍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전입신고도 했다.

완주에서 출퇴근하며 현지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전입신고 직전 몰려온 통합반대 진영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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