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주 금암동은 거북바위에서 유래한 지명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5월 22일 14시32분

전주 금암동이 거북바위(검암)에서 지명이 유래됐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송화섭 교수 전 중앙대 교수는 전북문화살롱 2025년 5.6월호(통권 60호)에 '전주시 금암동 거북바위를 찾아가다' 주제의 논고를 발표했다.

이 논고에서 송 전 교수는 현재 전주시 금암동 지명은 정체성이 모호한 지명으로, 1914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검암동(劍岩洞)이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칼검자를 쓰는 칼바위는 못쓴다 칼검보다는 쇠금자가 낫다고 해서 후에 쇠금자의 금암동(金岩洞) 지명이 생겨난 것이라고 밝혔다.

송 전 교수는 그 어원은 금암동에 위치한 거북바위(龜岩)라고 했다. 현재 금암동 지역주민들이 제1호 주민지정 문화재 거북바위는 검암 바위가 아니다고 하면서 진정한 검암바위는 천년이지움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하는 거북바위 라고 주장했다.그동안 금암동 주민들은 구암정 아래 톡 볼거진 바위를 거북바위라고 하면서 거북바위축제까지 벌여오던 터라서 논란이 예상된다.

송 전 교수는 검암의 이해를 돕고자 고조선의 단군신화를 사례로 들었다. 환인, 환웅, 단군왕검은 민족고유어 우리말 한자로 표기한 것이라면서 환웅(桓雄)는 빛나는 검이며, 검은 신격화된 인물의 호칭이라고 했다.

단군왕검(檀君王儉)도 단군 계통의 왕검이라면서 단군의 어원은 텐그리(tengri)의 한자 표기로서 천신 계통의 권능자, 제정일치의 지배자라는 뜻이며, 왕검은 신격화된 왕이라는 해석이다.

송 전 교수는 기린봉에서 뻗어내린 지맥이 도당산에서 매봉산으로 내려오고 그 지맥이 구암산에서 멈췄는데, 지금까지는 구암산(九岩山)이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구암산(龜岩山)의 전래 지명이 일제강점기에 구암산으로 바뀐 것이며, 구암산에는 거북바위(龜岩)가 있다는 것이다. 이 거북바위가 검암이라는 주장이다. 이 거북바위 아래에는 ‘배멘데’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 배멘데는 실제 나룻배를 정박시키는 나루터라는 지명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배멘데 일대는 저류지가 형성됐고 나룻배 10여척이 저류지에 정박해 있었다는 지역주민들의 증언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는 15곳의 젓갈집들이 성업하였는데, 이 젓갈집은 소금과 바닷고기를 배로 실어와 염장하는 젓갈집을 말한다.

젓갈집은 서해바다에서 만경강으로 올라온 고깃배들이 전주천과 검암천을 따라서 배멘데나루터, 즉 검암나루터까지 올라와 정박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검암나루터는 만경강따라 전주천까지 조수가 밀려들어왔음을 말해준다.

"검암천은 현재 복개되었지만 모래내(沙川)에서 내려오는 하천이다. 검암천은 기린봉 승암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소양천의 지류가 합류, 모래내를 이루고 당시 전주천을 지나 만경강으로 흐른다.

송전 교수는 모래내시장은 조선시대 전주부성의 사대문 밖 시장과 다른 시장"이라고 주목하면서 모래내 시장의 역사는 후백제시대까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백제의 도성은 기린봉 아래 인봉리(麟峰里) 일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인봉리 뒤쪽마을이 인후동이며, 모래내시장 일대가 인후동(麟後洞)"이라 점을 들었다.

모래내시장은 후백제 도성의 주민들이 장보기하러 갈때 반태산의 서낭당고개(전주동초등학교 옆)를 넘어 모래내에 장보기를 하였다고 설명했다. 후삼국시대 후백제의 왕도가 전주에 있었고, 왕도 전주는 강해도시(江海都市)로서 물화와 물류 유통이 만경강-전주천-검암천-모래내의 수로교통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것이다. 거북바위는 만경강에서 전주천-모래내를 오가면서 수로행상을 하던 나룻배 뱃사공들이 구암산 거북바위에 올라가 수로항해안전을 기원하는 의식을 거행하는 재단이 있었다.. 거북바위의 굴실(窟室) 제단은 1970년대까지도 지역주민들의 기도처로서 흔적이 남아있었는데, 지금은 그 흔적조차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송 전 교수는 "현재의 전주시 금암동은 검암동으로 불러야 옳다고 주장하면서, 지명에는 역사와 문화, 민족정기가 깃들어 있다면서 전래지명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지명 개정은 1914년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일본식 지명으로 전래지명이 훼손되더니,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그나마 남아있던 전래 지명이 미국식 도로(街:street) 지명으로 개편되면서 전통마을 지명은 쫓겨나 모두 길거리에 내 앉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는 민족혼이 깃든 전래지명이 왜곡되더니, 이명박 정부에서 미국식 거리 지명으로 다시 개편되면서 전래지명이 길거리로 쫒겨난 꼴이 되었다면서 하루 빨리 전래지명으로 원상복구하는 지명복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의 꽃을 피우는 담론의 장을 펼치는 전북문화살롱은 전북 지역 역사와 민속, 문화유산, 문화예술 등 다양한 소재를 엮어 격월간으로 발간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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