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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생존의 둑, 그 선은 어디...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5월 21일 16시44분

삐이익 삐잉~~. 긴급재난문자) 2030-08-15, 14:00, 남서해안 해일경보, 새만금방조제 일부 유실, 남서해안 잔여 주민 즉시 고지대 대피, 국민재난안전포털 참고 대응[기상청]

‘신의 한 수’라고 여겼던 새만금방조제의 유실, 간당간당 버티던 새만금방조제 일부 구간이 기어이 무너져버렸다. 해수면 상승에 겹친 태풍 ‘시마론’이 몰고 온 거대 해일로 남서해안은 이미 전답, 가옥의 침수가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내일 새벽은 바닷물 높이가 1,155mm, 5년 전보다 20% 남짓 높은 수치다. 내일이면 더 큰 게 들이닥칠 것이다. 이제 피난 밖에 없다.

철석같이 믿었던 둑이 무너진다면 식량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는 셈이다. 2020년 그린피스의 발표에 의하면 10년 후면 태풍이 아니더라도 지구 가열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전북특별자치도는 군산 301㎡, 익산 214㎡, 김제 286㎡, 부안 224㎡.. 엄청난 침수가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남서해안 평야지의 논은 해발 고도 약 5m 내외다. 그러니 침수는 필연이다. 더욱이 평야지에 속하든 그에 연접하든, 도시든 농촌이든, 해발 고도가 거기서 거기다. 새만금 둑이 터지면 한 순간에 호남의 곡창지대는 망망대해가 된다. 전 국토의 5% 이상이 사라진다.

모든 과학자들이 그린피스 발 뜬금포(?)에 동의하지 않는다. 누구는 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하고 누구는 좀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은 누구도 잠김을 부정하지은 않는다는 것이다. 시기, 강도, 규모에 이견이 있을 뿐이다. 이제 5년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회상한 미래는 현재를 간섭할 수 없을까. 올 게 오더라고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일까. 아니면 꼭 온다는 보장도 없는 일에 현재를 허비할 이유가 없는 것인가. 설령 온다는 게 확실하더라도 기술의 진보로 막아낼 것으로 여기나. 네덜란드를 구한 소년도 아니고. 그런 일에 막대한 예산을 결정하고 집행할 사람이 현실에서 찾기 어렵지. 자칫 ‘기우론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니까.

대선 국면, 해수면 상승에 맞서 남서 해안선을 따라 둑을 쌓자는 공약은 없다. 당장 먹고살기 힘들다는 유권자들의 아우성을 외면할 수 없기에. 후보들의 공약도 그 아우성을 따라간 공약들이 태반이다. 거기에 각자 중장기 희망 회로들을 얼기설기 엮어졌다. 만일 남서해안의 대규모 침수가 정한 시간표라면 우리는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할 텐데 말이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2차 전지를 먹고살 수는 없다. 더군다나 쌀을 다시 생산하려면 최소 일 년이요, 수입은 거의 불가능하다. 해수면 상승은 전 지구적인 현상이다. 삼각주란 삼각주는 전부 물에 잠기는 게 이치다. 결국 각자도생 판이다. 우리식 기후 농정의 얼개를 제대로 그려야 한다.

하여 고한다. 우선 쌀이 제일 중하니 당장 ‘쌀 적정생산대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대신 “국민생활안정기금(가칭)”을 만들어서라도 쌀 적정재고량 상향에 착수해야 한다. 함 살펴보자. 세계식량농업기구 쌀 권장재고량은 연소비량의 17~18%, 고래적 얘기긴 하다. 그 식으로 계산해 보면 인구 5,100만, 1인당 쌀 소비량 55.8kg, 연간 쌀소비량은 284만 5,880톤이니 연간 최소 재고량은 484~512천 톤이다. 이는 기후변화 리스크가 빠진 최소비율의 적용 값이다. 이렇게 쌀을 따로 두는 것은 시장격리 목적 말고도 본질적으로 유사시 국민 배고픔을 끄기 위한 재고이다. 그런데 정부는 벼 재고 비용 7천 여억원을 마치 농민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쓸 수밖에 없었다고 속상해한다. 식량안보라는 말이 신물 난다고 웅변한다.

기분 좋은 논리는 아니다. 이쯤이면 쌀 재고 비용을 농업 예산으로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알아차림’이 생긴다. 국민 생각에 바로 공공비축미 비율을 올리고 싶다. 농민에게 더 이상 잉여생산량, 시장격리라는 말로 현혹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농민을 위해야 한다는 의무로 머릿속이 선명해진다. 하여 적정 재고량의 새로운 기준, 소비량의 50%, 온 국민의 6개월치 식량이었으면 한다고 외친다. 그게 ‘둑’이라고.

/신동우(로컬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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