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피해자 대다수 청년층...173억원 규모 전세사기 일당 검거

건물 19채 차명 구입 후 보증금 편취, 피해자 235명
전북경찰 “변제능력 없이 계약, 조직적 범행 포착해”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0월 30일 16시49분

완주에 이어 전주에서도 수백억원 규모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해 청년층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전북경찰청(청장 최종문)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건물주 A(40대)씨와 공인중개사 B(50대)씨를 구속하고, 명의대여자와 부동산중개인 등 17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주 지역에서 빌라 19채를 차명으로 매입하고 235명과 전세 계약을 체결한 후 보증금 173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용불량자인 A씨는 어머니 명의를 빌려 초기자본 5,000만원으로 건물을 구입했다. 불법 리모델링을 통해 일부 빌라를 모델하우스처럼 꾸며 사회경험이 적은 청년층을 타깃으로 전세 계약을 유인했다.

A씨는 전세 보증금을 추가적인 빌라 구입과 교회, 찜질방, 무인카페, 오락실 등 여러 사업에 투자했으나, 사업 실패로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그가 애초부터 변제 능력과 의사 없이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수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에게 변제 능력을 과시하며 사기 의도를 갖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결혼을 앞둔 한 피해자는 7,000만원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그는 “나중에 확인해 보니 건물 명의가 피의자 어머니로 되어 있었다”며 “결혼식이 코앞인데 전세금도 거주할 집도 사라졌다”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인들은 법정 수수료를 초과해 보수를 받았고, 명의 수탁자들 또한 200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 대가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범행에 참여한 만큼 범죄집단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피해자의 보호와 범죄수익금 환수를 위해 피해 보증금과 관련된 부동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려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서 집값 시세를 확인하고, 등기부 등본을 통해 선순위 권리 관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다가구 주택의 경우 다른 임차인의 계약 상황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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