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용담호 '녹조' 경보…전북 상수원 비상

취수탑 주변에 남조류 기준치 5배 초과
폭우 이은 폭염 장기화에 유해생물 확산
상수원 취수지 변경과 확산 방지에 야단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04일 15시46분

올들어 유해성 남조류 세포 수가 기준치를 첫 초과(7.22) 한 직후인 지난달 27일 물빛이 초록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진안 용담호 취수탑 주변 모습.

/정성학 기자

도내 최대 상수원인 진안 용담호에 2년 연속 녹조 경보가 발령돼 비상이 걸렸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1일자로 용담호에 관심 단계의 조류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유관기관가 협력해 녹조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4일 밝혔다.

우선, 수자원공사는 상수원 취수지점을 15m 이하로 이동해 안전한 원수를 확보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녹조 제거를 위해 조류차단막과 수면포기기를 설치하고 선박을 이용한 교란작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용담호 주변 지자체들에게 광역상수원 지킴이 50여 명을 활용해 상수원 주변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정화활동과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도 요청했다.

또한 용담호 영향권 내 가축분뇨나 퇴·액비 보관 실태와 공공수역 유출 여부 등도 합동 점검하기로 했다. 개인 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기준 준수 여부도 마찬가지다.

조류경보는 관심, 경계, 대발생 등 모두 3단계로 구성됐고 그 첫 단계인 관심은 유해성 남조류 세포 수가 2회 연속 기준치(1,000셀 이상/㎖)를 초과했을때 발령된다.

용담호의 경우 지난달 22일과 29일 측정에서 2회 연속 기준치를 최대 6배 이상 초과했다. 댐 앞의 경우 각각 ㎖당 3,233셀과 6,420셀, 취수탑은 2,740셀과 5,284셀을 기록했다.

장맛비에 다량의 영양물질이 호수에 유입된데 이어 장기화된 폭염에 수온이 높아지면서 남조류 번식 조건이 성숙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용담호는 지난해 이맘때부터 10월 중순까지 무려 2개월여간 이 같은 녹조 경보가 지속되면서, 특히 관심에서 경계 단계까지 격상돼 도민들을 놀래켰다. 게다가 조류 경보는 2010년 9월 이후 13년 만에 발령된 이례적인 사례였다.

덩달아 상수원 관리대책을 둘러싼 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상수원 보호구역’을 지정해 각종 행위를 규제하는 다른 지역 상수원과 달리, 용담호의 경우 2001년 준공이후 줄곧 ‘민·관 자율관리체제’로 운영돼왔기 때문이다.

전북자치도와 유관기관들은 이를놓고 앞으로 수질보전 대책은 한층 더 강화하되, 민·관 자율관리체제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놔 실효성이 있을지 거듭 논란되기도 했다.

자칫 이번 조류경보가 또다시 악화된다면 그 실효성 논란도 재점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강해원 도 환경산림국장은 “용담호에 녹조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기관 및 주민들과 협력해 신속히 대응하고 상수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 최상류인 진안군 용담면에 건설된 용담호는 총저수량 8억1,500만톤 규모로 전북과 충청권에 다양한 수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도내의 경우 전주, 군산, 익산, 김제, 완주 등 5개 시·군 약 120만 명이 식수원으로 쓰고 있다. 즉, 전체 전북도민 70% 가량을 책임지는 생명수로 여겨지고 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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