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동창 폭행해 식물인간 만든 20대 징역 6년형

피해자 가족 “꽃처럼 피어야 할 젊음, 송두리째 꺾여”
검찰 당초 5년 구형...뒤늦게 상향해 빈축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5월 02일 17시29분

여행지에서 중학교 동창을 폭행해 식물인간으로 만든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성민)는 2일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함께 여행을 온 B(20)씨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중학교 동창들과 함께 부산 여행을 떠났다. 여행지에서 B씨가 다른 동창과 말다툼을 하던 중 A씨가 끼어들며 싸움으로 번졌다. A씨에게 밀쳐지며 탁자에 경추를 부딪힌 B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아 식물인간이 됐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상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결과에 대해 예견 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예견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 회복 노력 또한 미흡하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만약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매월 의료‧간병비에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이러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꾸짖었다.

이어 “피고인은 변론 종결 전 부친을 통해 3,000만원 합의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3,000만원을 공탁했다”며 “피해자 부모는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피고인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지난 2022년 7월 폭행죄로 이미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 여러 조건을 참작한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하여 양형 기준상 권고되는 형량 범위를 상회하는 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해당 사건은 B씨 어머니가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쓰며 알려졌다. B씨 어머니는 “꽃처럼 피어야 할 젊음이 송두리째 처참히 꺾였다”고 엄벌을 촉구했으며, 검찰 구형 또한 문제 삼았다. 그는 “지옥 같은 고통 속에서 버텨온 가족들에게 검사의 5년 구형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며 “저희 딸의 목숨은 길어야 2~3년인데 분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검찰은 구형 상향을 검토, 기존 징역 5년에서 징역 8년으로 상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A씨에게 처음 구형보다 높은 형이 선고됐으나 B씨 가족은 여전히 억울함을 토로했다. B씨 가족은 “검사가 5년을 구형했을 때 공소장 변경을 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공론화된 이후에서야 검토를 하겠다는 미적지근한 대화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슈가 되니 이러한 판결이 나온 것 같은데 애시당초 잘못된 것”이라며 “누워있는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법으로 정한 형량에서 최고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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