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청년층-고학력, "월급보다 워라밸"

-일자리 선택시 일과 삶 균형 최우선
-반면 전북 워라밸 수준은 전국 최저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4월 30일 15시57분

-노동여건 개선 못하면 탈전북 가속

■ 제134주년 세계 노동절

여성, 청년층, 고학력자들은 일자리 선택시 임금보다 근무여건, 즉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은행이 간행한 BOK이슈노트(근무여건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에 담긴 핵심 내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저출생 고령화 등의 여파로 경제활동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면서 더욱더 중요시 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즉, 근무여건 개선 없이는 지역사회 소멸현상 극복도 쉽지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제134주년 세계 노동절(5.1)을 맞아 전북의 워라밸 실태를 살펴봤다.

고용노동부가 올 1월 평가해 내놓은 ‘2022년도 기준 전국 워라밸 지수’에 따르면 전북은 100점 만점에 54.8점에 그쳐 전체 17개 시·도 중 16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58.7점)은커녕 도 단위 지역 평균(57.0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전년보다 평점은 3.9점 올랐지만 전국 순위는 네계단 더 미끄러졌다.

그만큼 타 지방과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육아휴직조차 쉽지않은 근로환경, 태부족인 보육시설과 돌봄교실, 지자체들의 그 개선노력 또한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전북은 일, 생활, 제도, 지자체 관심도 등 4대 평가영역 24개 지표 대다수 신통치 않았다.

평가결과 일(14.6점)과 생활(16.7점) 영역은 각각 전국 평균에 가까스로 턱걸이 했다. 총근로시간, 유연근무제 도입률과 그 이용률, 평일 여가시간 충족도, 남성의 가사노동시간 비중과 여성 취업에 대한 견해 등을 따져본 결과다.

제도(14.7점) 영역의 경우 전국 평균조차 밑돌았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이용률, 국공립 보육시설 설치율과 초등 돌봄교실 이용률 등을 평가했다.

지자체 관심도(8.7점) 영역 또한 마찬가지다. 워라밸 촉진용 지방조례 제정 여부와 담당조직 유무, 그 홍보나 컨설팅 실태, 가족문화 관련시설 현황 등 평가 지표는 하나같이 전국 평균에도 못미쳤다.

이런 워라밸 실태는 저출생과 출향행렬, 이로인한 지역사회 소멸현상과 무관치 않은 대목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런저런 이유로 서울과 부산 등 타지방에 사는 전북출신 출향인은 약 357만명, 즉 도내 거주자보다 2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자연스레 지자체와 기업체 모두 근무여건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부설 전북노동정책연구원 조용화 연구원은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지난 2020년 기준 전북지역 청년 고용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31.5%에 불과했고 청년층 유출률 또한 2019년 기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5.5%를 기록하는 등 청년 일자리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일과 개인의 삶 사이에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년층 유출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노동정책이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노동의 질을 개선하는데 더 집중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 또한 그 중요성을 인지한 채 이른바 ‘전북형 워라밸’ 확산에 주력하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도는 지난해 9월 워라밸 촉진 조례(전라북도 일·생활 균형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올들어선 그 실행방안이 담긴 첫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가동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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