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가운 벗고 사직서 낸 교수들 “정부 여전히 독선적”

원광대병원 교수들 대학 측에 사직서 제출
5월 말 대학병원 교수들 이탈 우려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4월 29일 17시18분

원광대학교 병원 교수들이 가운을 벗고 사직서를 제출하며 의료 현장 이탈 의지를 재확인했다.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및 병원 교수들은 29일 오전 8시 30분께 병원 4층 대강당에서 사직서 제출과 가운 반납을 진행했다.

이날 원대 비대위는 “근거 없고 독선적인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의료대란 발생 2개월이 지나고 있다”며 “교수들은 정부가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했으나 정부는 여전히 독선적이고 가식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대학본부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기존 93명에서 150명으로 증원이 확대된 원광대는 지난달 증원분에 대한 학칙 개정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의과대학과 어떤 논의도 없이 개정을 단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대학본부의 태도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으며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대학본부의 이러한 태도는 사직서 최종 제출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만들었다”며 사직서 제출 경위를 밝혔다.

원대 병원 교수들은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정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해 병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소속 교수 150여명 중 11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병원 측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자 대학 측에 사직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사직서는 의대 학장을 통해 총장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날 비대위는 진료 축소에 이르게 된 경위 또한 밝혔다. 교수들은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외래 진료를 중단할 방침이다.

비대위는 “교수들은 지난 2개월 동안 주 5일 근무뿐 아니라 야간‧주말 당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교수 70% 이상이 주 72시간 이상 근무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미 체력적 한계를 넘어섰기에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어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주 1회 휴진을 하려 한다”며 “기간은 전공의 복귀가 없다면 계속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직서 제출과 진료 축소가 일어났지만 교수들이 즉각 의료 현장을 떠나지는 않는다. 각 교수들이 현재 맡은 환자를 치료하고 이직 병원을 알아보는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비대위는 “의대생이 휴학하고 전공의가 사직한 상황에서 교수라는 직업을 이어갈 의미가 없다”며 “특히 5월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의대 정원을 확정 발표하면 교수 사직은 대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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