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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판 흔드는 멜라토닌, 건강에 ‘이런’ 효능까지?



기사 작성:  양지연 - 2024년 02월 02일 16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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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수면 영양제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멜라토닌 제품이 해외 기능성 식품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는 전 세계 멜라토닌 시장이 연평균 14.3%씩 성장해 2030년 4조7천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조만간 멜라토닌 광풍이 예측된다.

전 세계가 멜라토닌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멜라토닌의 치유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멜라토닌은 단순히 숙면에 도움을 주는 것뿐 아니라 뇌척수액과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면서 인체 각 기관의 활성산소와 노폐물을 제거하고 세포 재생 등의 치유 활동을 한다. 이러한 멜라토닌의 치유 기능은 과학적, 의학적 연구결과를 통해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실제로 구글 학술검색에 멜라토닌을 검색하면 멜라토닌과 암 치료 관련 논문이 20만9000건이나 검색된다. 치매 관련 연구 자료는 6만4900건, 심장 관련 학술연구는 15만8000건에 달한다. 그 밖에 피부, 폐, 간, 신장 등에 작용하는 멜라토닌의 효과까지 합치면 논문 건수는 수없이 많다. 여기서는 멜라토닌의 광범위한 효능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들을 모아봤다.



■ 수면 개선

멜라토닌은 낮 시간엔 빛에 의해 분비가 억제되지만 저녁이 되면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되기 시작해 인체의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즉, 사람은 시계를 보고 시간을 알지만 인체는 멜라토닌을 통해 저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에 저녁에도 각종 조명, TV, 핸드폰 등의 인공 빛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은 멜라토닌 분비가 늦어지고 생성되는 총량도 적어서 깊은 잠을 못 자며 총 수면량도 크게 부족하다. 연구에 따르면, 잠들기 전 인공조명 노출 시 멜라토닌 분비가 7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과 수면 시간을 늘리려면 멜라토닌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하버드 의과대학 브리검 여성병원에서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멜라토닌 고용량 섭취군과 저용량 섭취군을 나눠 연구한 결과, 고용량 섭취군에서 대조군 대비 깊은 잠 및 총 수면시간이 30분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항산화

활성산소는 섭취한 음식물이 소화되고 에너지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로, 전자가 1개인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물질과 반응해 전자를 뺏어오거나 붙어서 안정화되려는 성질이 있다. 이에 세포나 세포막 구조를 공격해 DNA를 산화시키고 돌연변이 세포(암세포)를 만들어 질병을 유발한다.

이런 이유로 활성산소 제거를 위한 항산화 시스템은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현재까지 밝혀진 항산화제로는 비타민C, E, 글루타치온, 알파리포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멜라토닌의 항산화력은 그 레벨이 다르다. 일반적인 항산화제는 활성산소 1분자를 제거하고 산화되지만, 멜라토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도 항산화력을 잃지 않고 그 대사산물 또한 항산화력을 가지며 최대 10개의 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멜라토닌은 최강의 항산화제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멜라토닌이 다른 항산화제와 비교했을 때 대사산물과 항산화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멜라토닌은 비타민E보다 10배, 비타민C보다 13배 강한 항산화제이며 비타민C와 E에 비해 약 70배 강한 DNA산화 방지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Organic & Biomolecular Chemistry, 2014)



■ 뇌 건강 및 치매 예방

뇌의 무게는 체중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산소 사용량은 전체의 20%로 그만큼 노폐물도 많이 생성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뇌는 멜라토닌으로 이루어진 뇌척수액으로 셀프 클렌징하는 ‘글림프 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뇌척수액이 혈관을 길잡이 삼아 뇌 속으로 침투한 뒤 멜라토닌으로 뇌 속 곳곳을 청소하는 원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글림프 시스템은 멜라토닌으로 작용하는 만큼, 오로지 밤에 잠을 자는 동안에만 일어나게 된다.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면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뇌 속 단백질 찌꺼기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고 계속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신경전달물질의 이동을 막고 독성이 강해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인지기능장애, 치매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평소보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껴질 땐 단순히 나이 때문으로 치부하지 말고 뇌 속에 노폐물이 한도 이상으로 쌓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글림프 시스템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의 배출을 돕는 멜라토닌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6개월권 멜라토닌을 섭취시킨 결과, 대조군에 비해 인지기능평가, 알츠하이머 평가 척도, 수면효율 등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 2014)



■ 항암

돌연변이 세포인 암세포는 활성산소, 염증, 환경호르몬, 중금속, 방사선, 화학물질 등으로 인해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증식하는 세포를 뜻한다. 정상인들도 이러한 암세포가 매일 5천개씩 만들어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단위의 암덩어리가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지만 인체는 수면 중 종양억제 기능을 하는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 면역세포 등의 항암 시스템을 가동시켜 생명을 유지한다.

이런 이유로 수면이 부족하게 되거나 신체가 노화되어 멜라토닌이 부족하게 되면 체내 항암 시스템이 저하되고 암세포 생산이 늘어나 암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멜라토닌이 충분히 생성되기 어려운 교대근무 직업군(간호사, 스튜디어스 등)의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산업환경보건대학 비뇨기과 쿠보 타츠히코 박사는 "교대근무자 사이에서 전립선암 위험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멜라토닌은 종양 성장인자들을 하향조절하여 종양성장을 억제하지만 교대근무자 사이에서는 24시간 일주기리듬의 붕괴와 멜라토닌 분비감소로 인해 암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암과 멜라토닌이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멜라토닌은 암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성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멜라토닌의 항암 효과는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는데, 특히 종양억제, 전이 억제 등의 직접적인 기전은 물론 항암제와의 시너지 및 독성제거 등 다양한 기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쥐를 대상으로 멜라토닌 섭취군과 비섭취군을 연구한 결과, 멜라토닌 섭취군에서 대조군 대비 폐조직으로 전이된 종양이 50%나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Mol Cancer Res, 2016)

한편 한국에서 멜라토닌은 전문의약품으로 등록되어 건강식품으로의 판매가 금지돼 있었으나, 최근 식물 원료에서 추출한 ‘식물성 멜라토닌’이 건강식품으로 허가가 나면서 구매가 가능해졌다. 합성 멜라토닌은 전문의약품, 식물 추출 멜라토닌은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다만 건강식품으로써 식물성 멜라토닌을 구입하고자 할 땐 정확한 함량을 확인해보길 권한다. 식물성 멜라토닌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정확하게 표시돼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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