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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한가운데] 전통주의 씨앗, 전통누룩

- 입체적인 맛과 향을 만드는 일등공신
- 누룩은 전통주의 씨앗이자 정체성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01월 27일 14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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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을문화연구소 주담 대표 박소영







얼마 전 강원 춘천시에 전통주 산업 활성화의 핵심 기반인 누룩연구소가 본격적으로 운영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강원대학교 내에 소재한 누룩연구소는 올해 진행할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앞두고 있다. 전통주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누룩연구소의 설립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누룩연구, 한국 토종누룩의 재현과 보급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누룩은 무엇이고, 누룩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누룩은 우리나라 전통 술 발효제이다. 숙성 중에 찹쌀, 멥쌀, 보리쌀, 옥수수, 수수, 조 등 주원료의 전분질이 분해, 당화해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이 되는 원료이자 당을 분해해 알코올을 생성시키는 효모를 증식시켜놓은 배지라고 할 수 있다. 누룩은 보리, 쌀, 찹쌀, 메밀, 녹두 등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젖산 생성이 잘되고 접착력이 좋은 통밀을 주로 사용했다. 현재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김치처럼 우리나라는 집집마다 자기만의 손맛과 재료로 개성 있는 술을 빚었었다. 우리 민족은 각자 원하는 맛과 향을 내기 위해 술 빚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구사해왔는데 무엇보다 술의 개성을 드러내는 최고의 원료는 누룩이었다.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누룩의 제조법은 최소 70여 가지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술의 특징을 독보적으로 보여주는 전통누룩은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렇게 사라진 우리 전통 누룩을 재현하고 보급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전통누룩이 우리 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기초적인 재료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케는 우수 균주를 접종해서 각 주종에 적합한 균주로 술을 빚는다. 그렇기 때문에 딱 맞아떨어지는 정갈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반면 우리의 전통주는 누룩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곰팡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양되어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맛과 향을 갖게 된다. 일본인들이 우리 고유의 누룩을 직접 접하고 놀라워했던 일화가 있다. 몇 년 전에 일본의 지주협동조합 명인들이 정읍의 죽력고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송명섭 명인이 마당 곳곳에 다양하게 빚어놓은 전통누룩을 직관한 지주협동조합 명인들은 누룩의 존재만으로도 정말 놀라워했다. 이어 일본의 사케와 우리 전통주를 비교 시음해보면서 누룩을 통해서 일본 술의 기원을 본 것 같다며 다시 한번 감탄했었다. 자연적으로 배양된 곰팡이들이 창조해 내는 입체적인 맛과 향을 일본의 사케에서는 절대 경험해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유명한 광고처럼 ‘니들이 전통가양주 맛을 알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우리 전통누룩이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사라진 아쉬움은 몇 마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이다. 막거리붐을 기점으로 우리 술의 세계화까지 논의되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전통주가 세계화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전통 누룩의 재발견일 것이다. 유럽에 가면 200여개가 넘는 맥주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수백, 수천가지의 전통주가 있었다. 술을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하나의 음식이자 문화로 생각해본다면 우리 술의 재현과 보급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통누룩의 연구와 복원이 필요하다. 누룩은 전통주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한때 부는 바람이 아닌 전통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반드시 전통누룩에 대한 연구는 병행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춘천시의 누룩연구소 개소는 문화로써의 가양주를 되살리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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