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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내면에는 깊은 뿌리가 삶을 움켜쥐고 있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12월 02일 12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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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꽃 피는 레미콘(지은이 황보림, 출판 한국문연)'은 첫 시집 이후 10년만의 두 번째 시집이다.

'출산이 임박해온 암소가 달동네 무더위 속을 오른다 만삭의 몸으로 보폭을 잃지 않던 엄마처럼 속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얼마나 돌고 돌아야 저 언덕까지 피가 돌 수 있을까

늘 한 쪽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너와 나와 그들이 섞이는 내장 속 곧 태어날 심장이 꿈틀거린다 박동 약해질까 봐 몸 닳는 산모 자궁을 수축할 시간도 없이 질척하게 엉긴 살점들을 와르르 쏟아낸다 바닥을 차올라 기둥을 세우며 제 몸 굳히는 모래 사원이 어느 신전보다 뜨겁다 궁핍한 살림에도 오로지 식솔들 건사하며 나를 딛고 올라서라 지금도 굽은 등을 내미는 팔순의 엄마 엄마의 밑자리처럼 레미콘의 숨결이 굳어진 든든한 기반 비탈길 오르내리는 엔진 소리에 검은 잠에 빠져 있던 빈터가 우뚝우뚝 꽃동네를 이룬다.('꽃 피는 레미콘')

시인의 내면에는 깊은 뿌리가 삶을 움켜쥐고 있다. 시의 전편에 흐르는 뿌리에 대한 사유 성찰에 기반해 제 빛을 향해 발돋움한다. 시인의 시는 뿌리를 통해 무한히 확장되는 공간의 시학이다.  시인의 시는 유한하기에 아름다운 삶의 너머로 가 닿고자한 진정성을 동력으로 위로 꽃을 피우고  아래로는 뿌리를 내리며 각각의 절정을 향해 머뭇거림 없이 나아간다. 언어와 세계는 시라는 육체 안에서 하나가 되는 관계를 맺고 있다 시인의 시가 정해진 영역 없이 무한히 확장되는 가능성을 담보해 세계를 경유하는 한 방식이다. 시인은 "시는 경험이고 체험이라 했던가, 삶의 연장선상에서 많이 사색하고 고뇌하며 가슴으로 건강한 시를 낳고 싶다. 독자들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힐링 할 수 있는 사유 깊고 진정성 있는 시로 답하고 싶다"고 했다. 본명은 황경순으로 완주 출신이다. 2011년 「시선」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물의 나이」가 있다. 2019년 건설문학상 최우수상, 2021년 전북시인상 등을 수상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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