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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십 대와 시대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10월 20일 14시49분
십 대들의 탈주가 무섭다. 지난 8월, 할머니한테 담배 셔틀을 해라고 협박한 이들이 있었다. 경기도 여주시 홍문동에서 일어난 일이다. 근처 소녀상의 국화꽃으로 할머니 머리를 때린다. 반말은 예사이고, 오만불손하기 그지없다. 영상을 촬영한 여자아이들은 재밌다며 웃는다. 할머니가 도망가자 손수레를 발로 차며 괴롭혔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촬영한 아이는 죄의식도 없이 영상을 주위에 돌렸다. 담배 셔틀은 그날만의 일이 아니다. 3년 전 한 뉴스에서 ‘셔틀 할머니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이를 다룬 적이 있다. 일탈 청소년들이 벌이는 행동이라고 소개했지만, 요즘 청소년들 중 일탈하지 않는 이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여주 사건에서도 관련된 4명 대부분은 당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학생 신분이었다.

8월 30일, 대구에서는 십 대 형제가 친할머니를 살해했다. 열여덟, 열여섯 살인 형제는 성인이 되면 자립할 준비를 하라는 할머니 말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손자한테 61차례나 찔린 할머니는 결국 사망했다. 사건 전날 할머니가 손수 빨아 널어놓은 흰 교복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범죄는 지난 3년간 지능화 사이버화 하고 있다. 지능범은 작년 기준으로 2018년보다 20%나 증가했고, 정보통신망 관련 범죄는 11% 증가했다. 도박과 마약 사범은 전년 대비 2배나 증가했다. 게다가 14세 미만 촉법소년 범죄는 2년 전에 비해 24%나 증가했다. 지금, 이 상황대로라면 우리나라 미래가 불투명하다. 인성이 끝도 없는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는 중이다. 청소년 최대 사망 원인은 자살이고, 자살률은 3년 사이에 25.5%나 증가했다. 이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이들을 보면 어른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자살 공화국’이고, 하루 평균 자살자는 38명이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 타인에 대한 배려, 예의와 존중이 사라졌다. 사랑이 고갈되었고, 이기심과 물질에만 눈이 어두워 있다. 이대로 가면 해마다 범죄와 자살은 수치를 갱신할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비뚤어진 이는 없다. 대구 십 대 형제들의 부모는 이혼하고 아예 연락을 두절했다. 조부모가 십 년 넘게 이들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막 7세, 5세 된 아이들을 데리고 고군분투했을 조부모. 삶에 대한 불만과 감정 불안이 심했을 아이들의 삶이 짐작 간다. 사건 전에 큰형은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대개 아이들의 문제는 어른으로 인해서 일어난다.

아이들의 인성 회복, 정신건강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곤란하다. 단순 교육이 아니라 치유로 이끌 수 있는 혁신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화려한 이력으로 두드러진 이가 아니라 현장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치료사가 절실하다.

/박정혜(심상 시치료 센터장·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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