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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한가운데] 위대한 일은 따로 없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02월 24일 14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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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금(한국여성소비자연합전북지회 소장)





“세상에, 선배님 같은 고향이시네요.”

단발머리 찰랑거리는 그녀를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났다.

롱부츠에 망토를 걸치고 잔뜩 멋을 낸 그녀는 우리 동네 건너편에서 살았고 따져보니 새언니 친척이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인근 중학교에 서로 발령이나 가끔 행사장에서 만나기도 했지만 먼저 결혼을 하여 떠난 그녀를 30여 년 동안 잊고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카페에서 만나게 되었다. 교직을 그만둔 후에도 계속 소비자운동을 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그녀는 전업주부로 아이들을 잘 키워 결혼도 시키고 손자, 손녀까지 본, 복 많은 할머니가 되었다.

이후 그녀는 십년 전 부터는 아이들 대학 졸업 후 손재주를 살려 시작한 취미생활이 이제는 강사까지 되어 몇 군데 강의까지 하고 있었다. 전공이 아닌 분야를 배우기 위해 서울로 부산으로 노력한 결과이니 친정엄마처럼 꼭 안아주며 응원을 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코로나19로 강의들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컴맹인 그녀를 두렵게 하였다. 그녀가 하는 일은 컴퓨터도 노트북도 필요 없이 손으로 만드는 작업이니 6십대인 그녀에게는 비대면 화상 교육은 새로운 도전일 것이다.

출강하는 교육기관에서도 비대면으로 강사 역량을 확인하고 강의가능 여부를 판단 후 강의를 준다고 하니 주입식강의도 아니고 만들기를 하여야 하는 그녀에게는 답답할 노릇이다.

결국 도전하는 그녀를 위해 노트북에서 웹캠까지 구입하고 줌(ZOOM)을 설치하며 교육생 화상초대와 강의실습 등 십여 차례 만남을 통해 전수(?)하였다.

밤을 새우며 노력한 결과 비대면을 통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이야기를 나누다 최근에는 용기를 내서 작은 금액의 사업공모까지 응모하였다.

사업계획서도 만들고 자기가 하는 일을 나누고 싶어 서류를 내고 드디어 발표까지 하러 갔지만 잔뜩 속상해서 왔다. 이유는 면접자가 담당자인지 외부인사인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부족한 서류를 보고 무안할 정도로 크게 박장대소하며 웃고 비아냥거렸다고 한다. 그래도 도전하는 그녀가 아름답고 위대해 보여, 또다시 토닥여주었지만 나 역시 속상 하기는 매 한가지이다.

오늘 아침 고도원의 아침편지에는, 처음부터 위대한 일도, 잘하는 것도 작은 일부터 시작된다는 글을 읽었다. 나는 도전하는 여성들을 만나면 또 응원할 것이다.



"위대한 일은 없다.

오직 작은 일들만 있을 뿐이다.

그걸 위대한 사랑으로 하면 된다."

처음 이 글귀를 보았을 때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위대한 일만을 찾아다녔으니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것이다.

위대한 일은 원래부터 없었다. 위대한 건 작은 일들을 대하는

내 마음이었다. 아주 작은 일들을 행복한 마음으로

매순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위대한 것이다.

그 마음이 바로 위대한 것이다.

- 문숙의《위대한 일은 없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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