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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회의 작동 방식은 체르노빌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을까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12월 03일 11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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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생존 지침서(지은이 케이트 브라운, 옮긴이 우동현, 출판 푸른역사)'는 핵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한 더 나은 지침서다. 책 속에는 오늘날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체르노빌”에서는 결코 언급되지 않는 체르노빌의 의학적ㆍ환경적 영향이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참사를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피해자들이 있다. 참사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 갖가지 위험을 무릅쓴 일상의 영웅들이 있다. 참사를 은폐하기 위해 공모한 정치인과 관료와 학자들이 있다.

저자는 조작원, 의사, 농부, 관료, 방사선 감시요원 등 모든 행위자뿐만 아니라 방사성 동위원소, 토양, 바람, 비, 먼지, 우유, 고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몸소 받아들인 신체에서 도출한 교훈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체르노빌”의 환경적이고 의학적인 영향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가장 적합한 길잡이이자, 핵재난에서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이 같은 재난을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효과적인 지침서다. 방사선이 초래한 육체적ㆍ정신적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남았다. 1986년 4월 직후 체르노빌 지역의 건강한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병에 걸렸다. 그 후 몇 년 동안, 만성적 질병의 발병률은 증가했다. 사람들은 암뿐만 아니라 혈액 형성계, 소화관, 내분비계, 생식계, 순환계, 신경계통의 질병에도 시달렸다. 방사선 의학 전문가가 아니었던 현지 의사들은 다섯 가지 일반적인 범주에서 질병 발병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확인했다. 어린이, 젖먹이, 임산부는 성인보다 질병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게 시민들은 병들어갔고 죽음에 이르렀다.

체르노빌 피해에 대한 과소평가는 인간이 다음 재난에 대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체르노빌 사고가 터진 지 3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해답은 적고 불확실성은 많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변화를 촉구한다. “체르노빌 사고만이 아니다. 원자력 재난의 의학적ㆍ환경적 결과의 역사는 모두가 최선을 바라는 의도를 지닌 이상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로 하여금 모든 것이 잘못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관해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바로 이 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만일 우리가 참사의 충격을 온전하고 솔직하게 직시하고 거기에서 배운다면, 바라건대 이 역사를 결코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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