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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추 장관과 군대 이야기

“추 장관의 군대 문제는 형사 처벌이 아닌
도덕적 감수성의 문제"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9월 20일 13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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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 호(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예정된 ‘나의 정당 가입사’ 두 번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요즘 뜨거운 군대 이야기를 적는다. 한 달에 한 번 쓰는 칼럼이다 보니 그 시기를 놓치면 뒷다리를 긁듯, 쑥스러운 소리만 남기 때문이고, 남들은 재미없고 나만 재미있는 내 군대 얘기를 이 기회에 해볼까 한다.

필자는 강원도 홍천의 보병 부대의 81mm 박격포를 맸다. 훈련이 일상인 부대에서는 중령인 대대장이 가장 높은 계급이었고, 서로 빽이 있으면 누가 여기까지 와서 박격포 매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기무부대 중령이 이모부였던 선임이 있었고, 이모부가 부대에 올 때마다 포상 휴가 또는 외박을 나갔다. 중대장은 “저 빽 있는 애가 왜 여기까지 왔냐”며 구시렁댔다.

필자의 기억으로 군에서 사망사고는 3건이 있었다. 탈영해서 뒷산에서 동사한 병사, 행군 중 걷다가 쓰러져 죽은 병사. 마지막으로 같은 소대의 1달 선임이 말년에 말이 어눌해지고 성격이 바뀌었다. 그 후 뇌수막염으로 제대 후 사망했다고 들었다. 아프면 국군병원에 갔고, 그게 싫으면 개인 휴가 기간에 민간 병원을 갔다. 군인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추 장관의 아들 서씨는 2017년 6월 5일 오른쪽 무릎 수술을 위해 10일 병가(1차 병가 6월 5일~14일) 당시 6월 8일 수술을 받고 3일 입원했다. 서 씨는 수술 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병가를 연장했다(2차 병가 6월 15일~23일).

그리고 6월 21일 실밥을 제거했고, 같은 날 지원반장에게 병가 연장을 요청했지만, 지원반장은 이를 거절했다. 이에 대해 지역대장은 병가 대신 개인 연가를 사용을 지시했다(일자 불분명, 3차 개인연가 6월 24일~27일).

6월 25일 일요일, 부대의 당직사병은(카투사는 주말에 점호를 하지 않아 일요일에 확인했다는 취지) 휴가 복귀를 하지 않은 서씨에게 전화로 복귀하라고 하자(서씨는 통화를 부인), 이후 육본 지원장교가 찾아와 휴가 처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휴가명령서는 25일에 발부됐다.

이 사건이 처음 불거진 2019년 12월 30일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추 장관은 휴가 연장에 관하여 ‘상사와 부대 간 의사소통이 잘 안 돼 벌어진 일’이라고 답변했다.

서씨 측은 지휘관이 개인연가를 지시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하고, 그 반대편은 25일까지 휴가 처리가 안 된 것으로 보아 휴가 미복귀 사실이 밝혀지자 이를 추 장관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다. 부정청탁은 논외로 하고 형사적 쟁점은 3차 개인연가의 지휘관 승인이 23일 이전에 이루어졌는지에 있다.

위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추 장관 측 의견으로 부대에서 개인연가 사용을 승낙했으나, 절차상 실수로 사후에 휴가명령서가 발부 된 경우. 둘째는 야당 측 의견으로 서씨가 주말에 임의로 복귀하지 않았고, 25일 문제가 불거지자 상급부대에 연락해 이를 무마한 경우. 셋째는 그 중간으로 군에서 개인연가 사용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만 하고 절차 진행을 하지 않았으나, 서씨 측은 개인연가 사용이 승인된 것으로 생각하고 복귀하지 않자, 문제가 커질 것을 염려한 지휘관이 25일 사후 승인한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사실관계로 보면, 추 장관 측이 23일 복귀일 이전에 부대에 연락했고, 3차 병가 연장은 거부된 점, 서씨가 처벌을 감수하고 복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춰보면 서씨는 개인연가를 사용한다고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진실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군에서는 휴가 미복귀를 용인했다는 형사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행정상 실수가 있었고 이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진술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휴가 미복귀로 형사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사건의 쟁점은 형사 처벌이 아니다. 추 장관은 스스로 본인과 아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했다. 여당은 카투사는 편하다고 했고, 제보자인 당직사병의 배후세력을 물었고, 서씨를 안중근에 비유했다. 문제는 이 사태를 대하는 권력자의 의무 병역에 대한 도덕적 감수성이다. 공정과 정의란 질문에 형사 처벌인 안 된다고 답하고 있다.

기무부대 중령 이모부가 부대 방문에 조카의 포상 휴가는 위법하지 않다고 괜찮은 걸까? 지금 모든 장병에게 민간 병원 수술과 병가가 쉽게 허용되는 걸까? 왜 연예병사의 병가 특혜 문제는 계속되는 걸까? 내 기억에 군대는 약자에게 한없이 엄격했고 강자에게 관용을 핑계로 비굴했다.

국회의원을 넘어 여당 대표의 아들에게 군대가 어떠한 태도를 취했을지 뻔하다. 그리고 휴가일 이후에 인사명령장이 나왔다. 제보자는 엄마가 여당 대표란 걸 알았고, 비굴한 군대를 보았을 것이다.

주어가 바뀌었다고 잘못이 없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 편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도덕적 감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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