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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창] 판소리 적벽가 완창(完唱)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8월 13일 15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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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전라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팀장)



필자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전통음악을 들으면 참 좋았다. 그래서 군대를 제대하고 스물다섯의 나이에 소리 길에 나서다보니, 열심히 하려고만 했지 부족함을 너무 몰랐다. 판소리 학습과 수련과정에서 성대는 자주 퉁퉁 붓고, 목소리는 걸걸한 소리만 나오고 갈라지기 일쑤였다. 한편 대학에서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했지만 연말 오디션의 결과, 성대결절로 인한 예능부족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아픔도 있었다. 그리고 2년간의 방황과 시련을 겪으면서 판소리꾼의 길을 접으려고도 했었다.

이후 권토중래(捲土重來)로 다시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했고, 얼마 후 학예연구실에 근무하면서는 새벽이나 밤에 그리고 주말에 틈틈이 소리공부를 해왔다. 한때는 소리연습을 하다가 기흉으로 시술도 하고 성대용종수술을 받기도 하였다. 그런데 판소리에 입문한지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소리가 잘 모아지지 않고 뱃심이 부족함을 느꼈고, 이제 30년이 지나다보니 뱃심과 허리힘으로 소리하는 것을 느낀다.

판소리의 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부르는 공연을 가리켜 ‘바탕소리󰡑, 󰡐한판󰡑, 󰡐완창󰡑이라한다. 오늘날 완창 판소리의 출발은 박동진 명창이 1968년 9월 30일 서울 남산에 있는 국립국악고등학교 강당에서 다섯 시간 반에 걸쳐 를 처음부터 끝까지 부른 것이 효시가 되었다. 박동진은 완창을 통해 판소리 본래의 의의와 가치를 재확인하고자 하였다. 이후 수많은 판소리꾼이 완창발표회를 가졌고, 이를 통하여 소리꾼의 능력을 평가받는 방식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한편, 중국 진(晋)나라 때 진수(陳壽)는 290년경 후한(後漢)이 멸망한 뒤에 서기 184년 황건적의 난부터 서기 280년까지 중국 대륙에서 벌어진 위(魏) 촉(蜀) 오(吳) 세 나라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삼국지』를 기록하였다. 이로부터 대략 1,200년 후인 1494년경에 중국 명(明)나라 때 나관중(羅貫中)은 진수가 집필한 『삼국지』와 배송지의 『삼국지주』에 수록된 야사와 잡기를 근거로 『삼국지연의』 소설을 저술하였다.

판소리 는 소설 를 바탕으로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가는 삼고초려부터 적벽대전 끝에 관운장이 조조를 놓아 주는 데까지의 줄거리를 판소리로 짰다. 이 과정에서 판소리 는 의 내용을 그대로 음악화한 것이 아니고 재창조 과정에서 새롭게 각색되어서 중요한 대목이 덧붙여지거나 생략되었다. 그래서 판소리 에는 소설 에는 없는 군사설움타령, 새타령, 장승타령, 군사점고 등이 내용들이 첨가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판소리 를 3년 전인 2017년 9월 30일에 적벽가 발표회 를 가진바 있다. 이날 공연은 중에서 도원결의 대목부터 새타령 대목까지의 2/3 분량으로 공연은 2시간 40분 동안 진행되었다. 이날 공연은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적인 방법들을 활용하였고, 중국국영방송에서 방송된 드라마 영상을 1~2분씩 보여주는(visual) 방식으로 판소리 공연을 지향하였다. 그리고 자막을 활용하여 사회자 대신 공연의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필자는 올해 2020년 11월에 계획하는 적벽가 완창 발표회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와 함께 공연하려한다. 공연시간은 총 3시간이라 전반부에 1시간 30분하고 후반부는 1시간 30분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공연을 위해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목을 풀면서 뱃심과 공력을 기르고 있다. 일과시간은 학예연구사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소리연습은 새벽이나 밤중에 하다 보니 체력이 제일 관건이다. 무엇보다 먼저 사설을 막힘없이 외우는 것은 물론이고 장단의 짜임새와 청(Key) 유지하는 일, 더늠을 구사하는 일 등 적지 않은 과정들이 있다. 판소리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맘이 든다. 판소리만 그러겠는가! 세상의 모든 것이 다 그러하리라 생각된다. 짧은 유행가 한 대목도 몇 백번 몇 천 번 불러야 내 몸에 달라붙고 맛을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예술은 완성이 없고 다만 매진하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오늘도 고수와 한 판 소리를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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