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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 모든 테두리는 슬프겠지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07월 02일 09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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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지은이 박형준, 출판 창비)'은 쓸쓸하고 누추한 삶을 위로해주는 환한 슬픔의 노래 바로 그 자체다. 시간의 깊이가 오롯이 느껴지는 이번 시집은 시인의 일곱번째 작품집이다. 시인은 감각적 이미지와 서정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세계를 펼쳐가면서 암담한 삶에 꿈을 불어넣고 아픈 가슴을 촉촉이 적시는 위로의 노래를 나지막이 들려준다. 특히 섬세한 감성과 “미립자 감각의 탄성(彈性)”(이원, 추천사)이 돋보이는 온유한 시편들이 깊은 울림과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박형준의 시는 맑고 고요하다. 가슴을 저미는 쓸쓸한 풍경 속에서 삶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가녀린 존재들의 숨 냄새를 살피며 “표현할 수 없는 슬픈 소리”(「튤립밭」)로 써내려가는 그의 시는 “애타는 마음도/너무 오래되면 편안해지”(「밤의 선착장」)고 삶의 숙명과도 같은 상처와 “슬픔도 환할 수 있다는 걸”(「저녁나절」) 보여준다. 시인은 “꽃에서도 테두리를 보고/달에서도 테두리를 보는”(「테두리」) 예민한 감각으로 가냘픈 생의 미세한 떨림을 응시하며 삶의 “그 진동을 담은 시를/단 한편이라도 쓸 수 있을까”(「비의 향기」) 묻는다. 그리고 “수천 미터 심연”(「바닥 예찬」)의 아득한 바닥, “성냥불만 한 꿈을 살짝 댕기던”(「쥐불놀이」) 아련한 기억의 창을 통해 현재의 삶을 돌아보고 먼 미래의 시간을 떠올리며 스스로 깊어진다. 시인은 1966년 정읍에서 태어나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춤』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불탄 집』, 산문집 『저녁의 무늬』 『아름다움에 허기지다』, 평론집 『침묵의 음』 등이 있다. 현대시학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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