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인간의 이기심을 해부한 자연스런 농담-박완서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02.13 15:56

지난해 연말 출간된 박완서씨의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실천문학사)이 새해들어 베스트셀러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작가의 15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자본주의의 속물성에 대한 비판과 가부장제사회 내에서의 여성현실을 날카롭게 고발한 소설이다.등단 30년째인 박씨는 올해로 고희를 맞는다. 마흔 살의 나이에 등단한 뒤 11권의 중단편집, 15권의 장편소설을 낸 그는 문단의 한 기념행사 제의에 “‘아주 오래된 농담’을 쓰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젊은이 못지 않은 감각, 매섭게 꼬집는듯 하면서도 종내는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우리 일상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애정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식지 않고 이야기를 데운다. 이 소설은 영빈의 초등학교 동창생인 현금이 우연히 내뱉은 농담에서 시작된다. 현금의 농담대로 영빈은 의사가 되고 중년의 의사로서 겪게되는 가족사가 이 소설의 줄거리다.소설은 크게 세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족에게 충실하던 40대 중반의 영빈이 수십년만에 우연히 만난 현금과 바람피우는 부분이 하나이고, 영빈의 여동생 남편이자 재벌가의 맏아들인 경호의 죽음과 관련된 부분이 또 하나이다. 그리고 영빈이 늦게 보게되는 아들과 관련된 부분이 또 하나의 주제를 가진 이야기로 전개된다. 다시 요약하면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연애와 죽음과 탄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가볍고도 무거운 세가지 주제는 철저히 여성의 시각을 통해 그려진다. 남아선호의 가부장 제도와 자본주의라는 억압구조에서 여성으로서 겪게되는 생로병사에 관한 단상이라고 할 수 있다.박완서 소설의 두드러진 특징중 하나로 흔히 자전적 요소를 드는데, 그런 점에서라면 이 소설은 그간의 박완서 소설들과는 별반 공통점을 지니지 않는다.작가가 이 소설에서 다룬 세가지 주제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아주 오래된 농담'일지도 모른다. 거짓인줄 알면서도 누구나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그런 농담 말이다. 값 8,000원. /이란우기자 ranwoo@

많이 보는 기사

인간의 이기심을 해부한 자연스런 농담-박완서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새전북 만평

국가유산청·완주군의 국가유산활용사업 마무리

전북동부문화유산돌봄센터, 국가유산 관리 현장직무훈련 시행

'특별한 동행' 도새마을부녀회, 백일홍회 간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