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소년체전 전북대회에서 아동학대가 빈번하게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구성한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이 지난 25일과 26일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조사한 결과 아동학대 수준의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28일에 진행된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경기에 패배하거나 뒤처진다는 이유로 코치가 초ㆍ중학생 선수에게 고함과 욕설, 인격모욕 등의 언어폭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또 특조단은 학생 선수들 대부분이 경기 기간 동안 여성보호자 없이 ‘모텔’에 머무르는데, 그중 ‘러브호텔’ 용 숙박시설로 이뤄진 모텔도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일부 남성 심판이나 코치가 여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고 전했다.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여러 감독과 코치들이 초등학생·중학생 선수들에게 신체접촉과 폭언·욕설 등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회 기간 학생 선수들은 이른바 '러브호텔'을 숙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인권위의 '스포츠 분야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스포츠 과정에서의 신체접촉은 훈련이나 교육, 격려와 혼동될 수 있으며 이를 빙자한 성폭력 사례가 많기 때문에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일부 남성 심판이나 코치가 여학생들의 목이나 어깨를 껴안고 이동하거나 경기 위원이 중학생 선수의 허리를 잡는 행위를 하는 등,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부분의 학생 선수들이 대회 기간 동안 '모텔' 형태의 숙소에 머물렀는데, 일부는 이른바 '러브호텔' 형태의 숙소를 쓰거나 남성 코치가 여성 보호자 없이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인권위는 모텔 실내가 이른바 '러브호텔' 용도의 인테리어가 많아 아동이 계속 묵기엔 적절치 않고, 며칠간 투숙하면서 별도의 여성 보호자가 없는 경우 성폭력 사건 예방이나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여성 선수 동반 시 여성 보호자 동반 필수' 등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 현장에서 직접적인 구타나 폭행 상황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기에서 졌다는 등의 이유로 코치나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고함치거나 폭언·욕설을 하는 등의 행위는 목격됐다. 작전 타임이나 하프 타임 등의 쉬는 시간에도 작전지시나 고성을 지르고 혼내거나, 다리 부상 신호를 보내도 코치가 화를 내며 경기를 계속하라고 지시하는 상황도 일어났다고 한다.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아동인권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함은 물론 인권 보호 가이드라인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전국소년체전을 대회가 아닌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수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