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30억 투입하려면 접는게 지역이익”

전북브랜드공연 마스터플랜 집중토론 첫 세미나

기사 작성: 박아론 기자 - 2012.06.18 19:14

▲ 전북발전연구원이 18일 전북도청 2층 세미나실에서 전북브랜드공연 콘셉트와 스토리안을 주제로 전북브랜드공연 마스터플랜수립을 위한 3차 공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브랜드공연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맡은 전북발전연구원이 사실상 전북을 대표할만한 공연물 제작에 적합하지 않은 안을 제시, 전북브랜드공연 제작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안에 의거해 공연물을 제작할 경우, 흡사 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상설공연이나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과 비슷한 모양새를 띄게 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북발전연구원(원장 김경섭)은 18일 전북도청 2층 세미나실에서 ‘전라북도 브랜드공연 콘셉트와 스토리안’을 공개하고, 전라북도 브랜드 공연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집중토론 릴레이 세미나 첫 번째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전북발전연구원이 제시한 ‘공연 콘셉트와 스토리안’에 따르면 전북브랜드공연은 25~30억 규모의 중소형 공연물로, 전북의 대표 콘텐츠인 ‘춘향’을 재해석한 스토리 라인에 판소리와 농악 그리고 첨단 디지털 기술을 덧입힌 마당극 형식의 공연이 적절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날 전북발전연구원이 제시한 안에 의문을 품은 토론자 및 청중들은 전북을 대표할 만한 공연물이라고 표현하기에 부적합한 규모의 예산과 제작 기간, 제작 방식 등에 의문을 제기, 공연 콘셉트와 스토리를 정하고자 마련된 급기야 세미나는 전북브랜드공연 제작 여부를 논하는 원론적인 토론의 장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실제로 전북브랜드공연 연구를 맡은 장세길 연구위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전북브랜드공연은 이미 전북도립국악원이 맡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제작할 공연은 경제성이 강조되는 공연관광 목적의 중소규모의 상설공연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전북브랜드공연이 사실상 기존 진행하고 있는 도 사업인 새만금상설공연이나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과 비슷한 형식의 공연으로 제작될 것임을 암시, 전북브랜드공연 제작의 필요성에 의구심까지 일게 만들었다.

강헌 음악평론가는 “300억 이내에서 충분한 준비 및 제작 기간도 거치지 않고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을 만들려고 한다면 보나마나 실패가 뻔하기 때문에 예상 낭비 말고 시도하지 않는 게 오히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며 “25억~30억 규모의 예산이라면 회당 제작비가 800만원이 채 안 되는 수준인데 그 정도의 예산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을 제작한다고 나설 수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이나 제2의 뮤지컬 도시라 불리는 대구에서도 뮤지컬 공연을 3주일 이상 올리기 힘든 판국에 인구 250만 도시에서 민간 자본 유치도 없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졸속으로 1~2년 만에 공연을 제작해 올린다면 실패할 확률은 99%다”며 “그럼에도 예산 20~30억 규모에서 공연을 올려야 겠다면 판소리 다섯 바탕을 5개 지역에서 동시 진행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세부적으로 나눠 제작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편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패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강수 도의원은 이날 발표된 연구안을 놓고 “프로그램을 너무 획일화 단순화 해서 기획한 거 같은데 너무 쉽게 가려고 한 것 아니냐”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김정수 전주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강헌 음악평론가, 강봉훈 극단 풍년상회 대표, 김강수 도의원, 최귀섭씨,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실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박아론 기자 aron@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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