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김준영의 지명이야기] 응골·응봉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11.11 14:10

1)응골 전북에 ‘응골’이 13개소가 있고, 그와 같은 계통인‘엉골’이 5개소, ‘은골’이 4개소가 있어 모두 22개소가 된다.이 가운데 마을이름은 9개소 뿐이고, 그 밖에는 골짜기 이름이다. 남한에는 이 계통의 이름이 대략 250개소쯤 된다. 각 도에 분포된 이름이다. ‘응골’은 거의 골짜기 이름이기 때문에 한자 표기가 없지만 마을이름인 경우에는거의 ‘鷹谷’으로 쓰고 ‘應谷’으로 쓰는 곳도 있다. 다만 ‘應谷’으로 쓰는 곳도 본시는 ‘鷹谷’으로 쓰던 곳이 후대에 한자 표기가 바꿔진 곳도 있다.① 응달‘응골’은 거의 산의 북편이나 골짜기가 깊어 응달진 곳이므로 그로써 생긴이름인데 ‘응달골’이 ‘응골’로 변한 것이 아니라 ‘응달’의 원말인 ‘음골’에서 ‘응골’로 바뀐 것이다. 그것은 응달을 또‘음지(陰地)’라고 하는 그 ‘음(陰)’과 넘나든 것이다.우리지명 중에 그곳이 산으로 둘러 싸인 곳은 안방과 같다 하여 ‘안방골’의 옛말인 ‘도장골’이라고 하거나, 막힌 곳이라 하여 ‘막골’이라고 부르는 곳이 수백군데 있는데 ‘응골’도 그런 이름이 붙은 수도 있는 곳이지만 ‘도장골’이나 ‘막골’이 거의 마을이름인데 비하여 ‘응골’은 주로 골짜기이름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2) 응봉전북에‘응봉’이 24개소가 있고, ‘응봉산’이 6개소가 있어 모두 30개소다.남한에는 대략 230군데가 있다. 모두 산이름이다. ‘응봉산’은 본이름 ‘응봉’에 후대에 화서 다시 ‘산’이 덧붙은 것이다.① 산봉우리‘응봉’의 본이름은 ‘산봉우리’의 뜻인 ‘매봉’이다 ‘산’의 순수국어는 주로’뫼’로 쓰였지만 지명에 있어서는 ‘매·메·미’가 더 많이 쓰였다. ‘봉’은 한자어인 ‘峰’으로만 여기지만 순수국어 ‘봉우리’와 아울러 일찍부터 널리 쓰인 말이다. 따라서 ‘산봉우리’의 뜻인 ‘매봉’을 한자로 쓰고보니 ‘鷹峰’이 되었다. 골짜기이름은 한자이름이 거의 없지만 산이름은 널리 쓰이는이름이므로 한자이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봉’을 ‘鷹峰’으로 쓴 것이다.② 매와 관계된 곳매봉중에는 산봉우리의 생김새가 매와 같다는 곳도 있고, 또 매사냥을 하던 곳이라는 설도 있으나 매사냥은 도처에서 두루행해졌으니 그로써 산이름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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