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부안] 임차농은 어렵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03.12 11:49

부안 계화면 일대 벼 임차농들이 타지역 보다 두배 가까운 턱없이 높은 임대료 때문에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등 현대판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있다.이 때문에 영농철을 눈앞에 두고 농민들은 높은 임대료 감당할 수 있을지 가늠하며 영농계획을 잡지 못하는 등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안군 최대 쌀생산 단지인 계화면 농민들에 따르면 이 일대 3000ha의 논 가운데 1200ha 정도가 지역 농민 소유가 아닌 서울.전주.군산.익산.정읍 등지에 거주하는 부재 지주의 소유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필지(1500평) 당 쌀(80kg) 14가마에서 많게는 15가마씩을 선불로 주고 논을 임차해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화면 일대 임대료는 1200평 필지당 10가마 안팎에 그치고 있는 인근 김제지역 보다 20%, 마지기(200평) 당 1가마니에 불과한 장수등 산간부에 비해서는 두배 가량 높은 것으로 농민들을 구조적인 소작농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실제 계화면의 이 같은 임대료는 30~32가마에 불과한 필지당 수확량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영농비와 자가 노동비를 더하면 사실상 헛농사를 짓고 있는 실정이다.이지역 소작농들의 벼농사 투자비용은 농약값.비료값.인건비에 임대료를 더하면 필지당 20가마 정도가 소요되고 있어 순수한 조수익은 10가마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품값에도 못미치는 소득을 거두기 보다는 아예 임차농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등 쌀생산 공백의 우려를 낳고 있다. 농민들은 “기후가 좋지않아 지난 2년 연속 평년작에 그친 마당에 한해동안 뼈빠지게 농사를 지어 지주들에게 임대료를 주고나면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렵다”며 “쌀값마저 지난해 보다 1가마에 2000원에서 3000원까지 떨어지고 거래도 잘 되지 않고 있어 농사를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계화면 들녘이 간척으로 조성돼 벼농사 외에 다른 작목을 하고 싶어도 별다른 특용작물 재배가 되지 않아 상대적인 저소득을 감수하고서도 벼 임차농을 할 수 밖에 없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농민 김모씨(58)는 “이곳에서 농사를 생업으로 알고 30년간 농사를 짓고 있지만 1년 농사지어서 영농비와 임대료를 빼고 나면 남는건 내 인건비 뿐”이라며 “설상가상으로 쌀값마저 떨어지고 쌀 유통도 잘 되지 않고 있으니 어떻게 농사를 지어 자식들을 가르치고 생활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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