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이승훈 시인이 첫 번째 시조집 ‘봄이 들어 있다’(쏠트라인)'를 펴냈다.
자연과 인간의 경계에서 존재의 의미를 집요하게 탐색해 온 시인의 오랜 사유가 응축된 결과물이다.
시인의 시선은 자연에서 인간으로, 사물에서 기억으로, 그리고 자기 내면에서 타인의 삶으로 끊임없이 확장된다.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과 가족의 기억, 삶의 상처와 그리움, 시대의 아픔은 개인의 경험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가 함께 지나온 거대한 시간의 궤적으로 넓어진다.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됐다.
1부 하얀 밤 적신 손수건, 2부 해탈한 낙엽 하나, 3부 낮달같이 훤한 미소, 4부 베갯잇 솜씨 반닫이가 환하다, 5부 먹먹한 껍질 뒤집을까 등으로 꼭지를 틀었다.
테트라포드의 침묵과 홍가시나무의 붉은 잎, 전신주의 달팽이, 오래된 책장, 세탁기, 손수레 같은 주변의 일상적 소재들은 시인의 시선과 만나 저마다의 생을 가진 존재로 거듭난다.
시인에게 사물은 단순히 감정을 꾸미는 장식품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적인 이치를 드러내는 투로다. 작은 존재를 오래 응시한 끝에 비로소 인간과 자연이 공유하는 생의 진실을 길어 올린다.
‘단풍잎 같은 첫인상 오래오래 보려 했다/감나무 모가지 핏줄 튀게 감는 갈바람/이윽고 풍경이 바뀐 내 울타리 안쪽에//하루는 낫으로 생멸의 선을 그었다/발버둥 친 세월에 가면 쓰고 활보하다/한평생 엇가는 양심 그 자리에 엉켜있어//(‘환삼덩굴’ 전문)’
이번 시조집은 삶을 단정하는 거창한 철학보단 오래 바라본 끝에 발견하는 성찰의 깊이를 보여준다. 작은 존재를 깊이 응시하면서 그 안에서 생과 소멸, 상처와 사랑이라는 질문에 다가선다.
지은이는 군산 출신으로 2022년 ‘시조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현재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회원, 율격 회원,율격 회원. 전북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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