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파놉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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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이재명 대통령이 친인척·고위공직자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제도를 10년 만에 부활시킨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은 최길수 특별감찰관이 '중립'과 '독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임자가 권력과의 충돌 끝에 중도 사퇴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최길수 특별감찰관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타워8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던 길에 만난 취재진에게 "정치적 중립과 업무 수행의 독립성을 끝까지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석수 초대 특감 사임 10년 만에 임명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출근길 인터뷰에서 "법에 따라 감찰하되, (감찰 대상자들에게) 판옵티콘(Panopticon)이 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화제가 됐다.

'판옵티콘(Panopticon)'은 1791년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원형 감옥 건축 양식이다. 중앙에 높은 감시탑을 두고, 죄수들의 방을 원형으로 배치합니다. 죄수는 감시탑 내부의 감시자를 볼 수 없지만, 감시자는 죄수를 언제든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죄수들은 감시자가 탑 안에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24시간 내내 감시받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껴 스스로 행동을 조율하게 된다. 이후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가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이를 현대 사회의 권력 작동 방식(사사건건 감시당하는 정보화 사회 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확장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비위를 감찰하는 독립기구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도입됐다. 그는 정치적 중립과 업무의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특감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거나 그 의미가 반감된다"며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고, 활동 역시 그런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바로 이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초대 특감의 중도 낙마 전례가 자리한다. 2015년 3월 임명된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은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하다 청와대와 정면으로 충돌했고, 감찰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임기 3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1년 6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후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10년 가까이 공석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친인척·고위공직자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제도를 10년 만에 부활시킨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은 최특별감찰관이 '중립'과 '독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임자가 권력과의 충돌 끝에 중도 사퇴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여당 추천 인사가 여당 출신 대통령에게 지명된 만큼, 감찰 대상인 청와대를 상대로 얼마나 실질적인 견제가 가능할지는 과제로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별감찰관법상 조사권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거듭 지적돼 온 한계다. 결국 최특감이 첫 감찰 사안으로 어떤 사건을 다루느냐가 제도 부활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 같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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