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특수욕구아동,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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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성장한다. 어떤 아이는 새로운 것을 금세 배우고 익숙해지지만, 어떤 아이는 같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는 아이가 있는 반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도 있다.

성장의 속도와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러한 차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을까.

우리 주변에는 장애로 진단받지는 않았지만 학습과 일상생활, 사회적응 과정에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 이른바 '특수욕구아동'이다. 경계선지능아동을 비롯해 ADHD나 심리·정서·행동상의 어려움을 겪는 아동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특수욕구아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그리고 적지 않은 규모로 존재한다. 2024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아동생활시설 특수욕구아동 보호 현황 조사'에 따르면,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의 41.9%가 특수욕구아동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도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로 여겨지기 쉽다. 때로는 아이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더 노력해야 한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말로 어려움을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남들과 같은 속도로 성장하라는 요구가 아니다. 자신의 특성을 이해받고, 그에 맞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문제는 이러한 아이들의 어려움이 기존의 복지제도에서 충분히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 지원 제도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으면서도 일반적인 교육과 돌봄제도 속에는 소외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전주시의회 지역복지정책연구회는 올해 중점 연구주제로 '특수욕구아동 지원정책'을 선정했다. 기존 복지제도가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아이들의 어려움을 살펴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19일, 연구회는 경계선지능아동을 위한 돌봄서비스를 운영하는 전주YMCA다함께돌봄센터를 방문했다. 전국 최초 경계선지능아동 돌봄센터로서 맞춤형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으나, 이번 방문에서 더욱 주목했던 것은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는 종사자들의 경험과 목소리였다.

현장 종사자들은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지원이 단절될 수 있는 현실을 우려하며,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종사자와 보호자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수욕구아동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지속적인 지원과 종사자·보호자 교육 등 기본적인 체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실정인 것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특수욕구아동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아직은 '특수욕구아동'이라는 말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가족,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기존 복지제도에서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쌓여야 비로소 실질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시의회 지역복지정책연구회도 이번 현장방문을 통해 확인한 종사자와 보호자 교육의 필요성을 비롯해, 앞으로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며 특수욕구아동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와 제안들이 단순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전주시의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우리가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아니라, 그 속도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인지도 모른다. 조금 느리게 배우더라도 기다려주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더라도 이해하며, 작은 성장에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지역사회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다름이 어려움이나 편견의 이유가 되지 않고, 각자의 개성과 가능성으로 존중받는 도시. 전주가 그러한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채영병 의원(전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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