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몇 년 전부터 우화산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우화정 주변이다. 계절마다 변하는 우화산의 주변 경관은 필자를 기쁘게 해주었다. 특히 올해도 우화산 가을 경치를 즐겼다. 활엽수림이 거의 차지하는 우화산의 식생이 계절의 변하는 모습을 알려주었다. 아침과 저녁에 우화산으로 비치는 햇볕은 단풍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느 석양 노을빛에 우화산 주변이 타는 노을이 된듯했다.
우화산은 풍수적으로 진안현(읍)의 안산(案山)에 해당한다. 안산은 진산을 마주하는 산이다. 진안의 진산이 부귀산이고, 진안을 가로지르는 진안천이 명당수가 되고 진산과 마주하고 앉은 사이의 책상이라는 의미로 안산이라고 한다. 우화산은 성수산 산줄기가 북상하여 진안천에 이르러 멈춘 지점이다. 신선의 몸에 날개가 돋아 하늘로 올라갔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의 전설에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 그리고 진안의 옛 지명이 월랑인데 『진안지』(1959)에 진안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생활 풍경인 월랑팔경이 실려 있다. 마이귀운(馬耳歸雲): 마이산에 감도는 구름, 강령목적(羌嶺牧笛): 강령 목동들의 피리 소리, 부귀낙조(富貴落照): 부귀산의 저녁노을, 고림모종(古林暮鐘): 고림사의 저녁 종소리, 학천어정(鶴川漁艇): 학천의 고기잡이배, 우제세우(牛蹄細雨): 우제들에 가랑비 내리는 풍경, 남루효각(南樓曉角): 남루의 새벽 고동 소리, 우화제월(羽化齊月): 우화산에 둥실 솟은 밝은 달 등 그중의 하나가 우화제월(羽化霽月)이다. 우화제월은 ‘우화산 위로 떠오르는 맑은 달’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우화산에서 월랑팔경을 모두를 조망할 수 있다. 우화산 주변에는 우화정을 비롯하여 많은 불망비·선정비와 암각서 등 유물과 유적이 산재해 있다.
우화정(羽化停)은 역사적으로 의미를 담고 있는 누정이다. 『여지도서 진안현』(1757년)에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하추정은 없어지고 성심정과 우화정이 현의 남쪽 백보 쯤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문헌비고』(1770년)에 우화정이 등장한다. “현의 남쪽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진안현읍지』(1771년)에도 “우화정은 현의 동쪽 백보 거리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우화정은 250년의 역사를 지닌 누정이다. 1872년 지방지도에 없는 것으로 보아 소실되었다가 1921년 현 위치로 옮겨 중창되고 1963년 중수를 거처 1998년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화정은 이석용 선생의 『호남창의록』에서도 언급된다. 창의일기 9월 13일(신축) “반월리에서 아침밥을 먹은 뒤 군사를 몰고 들어가 진안읍을 무찌르기 위해 우화정에 진을 쳤다” 아마 우화정이 당시 진안을 조망하기 좋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일제 강점기인 1927년 무렵 저서인 『조선의 보고 전라북도 발전사』 - 일명 전북 안내- 에는 우화정을 명소라 일컫고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우화정(羽化亭)은 읍내 군청에서 110m 정도 떨어진 기암 가학대 위에 있고, 중턱에는 옥류천이 있어서 약수가 솟아나고, 산기슭에는 진안천의 청류가 흐르고 있으며, 옛날에는 백학(白鶴)들이 서식하였다고 하는 노송이 있다. 그리고 옥류천의 약수로 녹각교(鹿角膠)를 제조하여 국왕에게 헌상한 적이 있다. 1919년에 우화정이라는 정자를 세웠고, 1925년 가을에는 공원의 기초설비를 갖추었고, 1926년 봄에 벚나무 수백 그루를 심는 등, 해마다 점점 더 풍치를 더하고 있다.” 1919년에 세웠다는 기록은 착오인 것 같다. 일제는 우화정 부근을 ‘진안공원’이라 칭하고 벚나무를 심은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날에는 당시 심은 벚나무를 찾아볼 수 없다. 일제 강점기에 제작된 (1926년경) 엽서에 우화정 사진이 실어 있는데 ‘진안읍 내 천연적 공원 우화정 전경’이라 표기되어 있다. 『조선의 보고 전라북도 발전사』에 실린 ‘진안공원’이라 붙여진 사진과 같다. 진안의 경관 중에서 우화정 부근을 매우 인상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 올해도 우화정 주변의 단풍을 즐기며 행복한 진안 생활을 하고 있다.
/이상훈(
첨언: 글에서 진안천을 진안의 명당수라 했다. 진안천을 관아의 동쪽에서 흐른다고 하여 동천이라 불렀다고 한다. 성수산 복지봉에서 발원한 진안천은 상림천(고림사의 옛 명칭이 상림사)과 합류하여 진안읍내를 관통하여 흘러간다. 그런데 진안의 명당수인 진안천을 소홀히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 두고 진안천 주변을 제대로 관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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