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이춘석 의원이 16일 한국은행 전북본부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전북은 수도권에 치이고, 영남에 치이고, 호남 안에서는 광주·전남에 치이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은 오늘날 전북자치도가 처한 엄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집약하고 있다.
거대 수도권의 블랙홀 현상과 영남권의 견고한 산업 기반 사이에서 소외되어 온 전북이, 정작 같은 호남권 내부에서조차 광주·전남의 그늘에 가려 ‘이중 소외’를 겪고 있다는 탄식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국감장에서 드러난 지표와 통계들은 이러한 낙후성과 변방화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음을 명백히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전북 경제의 현주소는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전북의 경제성장률은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 9개 도 지역 중에서는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경제가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전북은 전통적 제조·농업 중심의 노후화된 산업 구조를 탈피하지 못했다. 최근의 반도체 및 첨단 기술 호황 속에서도 전북 경제가 아무런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본질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 기관 배치 등 행정·정책적 영역에서의 ‘호남 내 차별’이다. 대다수 정부 기관의 호남권 거점 본부가 광주와 전남에 편중되면서 전북은 예산과 행정 서비스, 일자리 창출 등 모든 면에서 밀려나고 있다. 호남이라는 거대 권역으로 묶여 역차별을 당하는 지리적·정치적 한계가 전북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고질적 병폐가 된 것이다.
이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에도 전면 위배되는 왜곡된 현실이다. 이 같은 삼중고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와 제도적 형평성 제고가 우선되어야 한다. 새만금 개발을 비롯한 대형 국책 사업을 지자체의 몫으로만 떠넘기지 말고, 국가적 차원의 책임 있는 투자와 세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이나 정부 권역별 거점 지정 시 전북의 소외를 보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과 지원에만 기대어서는 샌드위치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전북 스스로가 구조적인 산업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한국은행 지역본부를 비롯한 경제 싱크탱크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끊임없이 도출해 내야 한다. 수도권이나 영남, 광주·전남을 모방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북만의 독자적인 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 학계와 산업계가 비상한 각오로 결집해 전북 경제의 자립 기반을 다지지 않는다면, 삼중고의 늪에서 벗어날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사설] 전북, 독자적 생존 전략과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수도권·영남·광주전남’에 낀 삼중고 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에도 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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