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농촌진흥청이 무거운 벌통을 들어 옮기는 반복 작업에 노출된 양봉농가의 벌통 운반 작업을 대신하는 ‘벌통 운반 보조장치’를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유밀기에는 1단 벌통(단상) 위에 덧통(계상)을 올린 벌통 무게만 40kg에 이른다. 벌통 운반 작업은 전체 70%가 넘는 60대 이상 국내 양봉 농업인이 감당하기에 노동 강도가 높고 허리와 어깨에 부담이 커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벌통 운반 보조장치’는 네 바퀴가 각각 방향을 바꾸는 이동 장치에 전동 승강기와 집게를 결합했다. 휴대전화 앱으로 조작하면 장치가 벌통 앞까지 이동해 벌통을 집어 올리고 원하는 자리로 옮긴다.
바퀴 네 개가 같은 방향으로 꺾여 차체가 평행 이동하는 ‘게걸음 주행’과 제자리 회전이 가능하다. 폭(2m)이 좁은 양봉사 통로에서도 운용할 수 있고, 경사 10도의 오르막도 다닐 수 있다. 작업이 끝나면 승강기를 접어 장치 위에 싣도록 설계했다.
농촌진흥청은 강원대학교가 개발한 벌통 운반 장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전문 기업과 함께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치를 개선해 보급형으로 발전시켰다.
2026년 경기 양평,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의 양봉농가와 올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시험 양봉장에서 성능을 검정했다.
그 결과, 벌통 하나를 들어 옮기는 시간은 평균 4분 47초였다. 사용 횟수가 늘수록 장치를 벌통 앞에 대고 자리를 맞추는 시간이 최대 72%까지 줄어 농업인이 앱 조작에 익숙해지면 작업 속도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서울대학교(한웅철 교수 연구팀)와 함께 장치에 부착된 카메라로 벌통 위치와 각도를 인식해 스스로 벌통에 접근하도록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장치를 활용하면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벌무리가 150군에서 300군으로 늘고 외부 고용 인건비는 절반으로 줄어 농가당 연간 약 500만 원의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초기 장치 구매 비용 4천만 원을 기준으로 약 3년 6개월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농촌진흥청은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요추 압박력)과 작업 자세 개선 효과를 추가 검증한 뒤 11월 초 양봉농가 현장 평가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장치를 개선하고 2028년에는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양봉과 이경용 과장 직무대리는 “양봉은 전형적인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무거운 벌통 운반 작업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장치의 완성도를 높여 농업인 건강과 안전을 지키면서 효율적인 양봉 관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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