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군산은 흔히 '근대항구도시'로 통한다. 1899년 각국 조계지 개항 이후 축조된 붉은 벽돌 건물들과 적산가옥, 그리고 격동의 근현대사가 남긴 궤적은 군산을 상징하는 강력한 브랜드였다. 그러나 역사의 시계를 조금 더 뒤로 돌려보면, 군산 땅이 품고 있는 시간의 깊이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아득하고 깊다.
최근 군산시가 군산대학교에서 개최한 ‘군산 미룡동 고분군의 위상과 역사적 가치’ 학술대회는 군산의 역사적 지평을 무려 마한시대까지, 즉 2천 년 전 고대로 확장하는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학술대회는 군산의 역사를 근대항구도시의 역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한시대까지 확장하고, 미룡동 고분군을 통해 고대 군산의 역사적 위상과 해양문화의 특성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근대라는 비교적 최근의 기억에 가려져 있던 군산의 진짜 고대 뿌리가 비로소 그 베일을 벗기 시작한 센이다.
미룡동 고분군은 마한시대의 무덤 유적으로, 당시 군산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과 사회구조, 문화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해양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한 마한 세력의 발전 과정과 주변 지역과의 교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군산 미룡동 고분군 조사 성과 ▲군산 미룡동 고분군 묘제 검토와 비교 ▲묘역 전개와 토기 문화의 변화 ▲문헌 기록으로 본 고대 군산지역의 이해 ▲국가유산 지정 전략과 활용 방안 등 5개 주제에 대한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미룡동 고분군은 단순히 오래된 무덤의 모임이 아니다. 발굴조사 성과와 고고학적 자료들이 증명하듯, 이곳은 고대 마한 세력이 금강 하구와 서해안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 해양문화를 꽃피우고 주변 지역과 활발히 교류했던 역동적인 삶의 터전이었다. 초기 철기시대의 토기와 쇠낫 등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2,000년 전부터 이 땅에 정착한 선조들이 고유의 문화를 형성하며 끈질기게 삶을 이어왔음을 웅변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군산이 지닌 고대사적 가치를 체계화하고, 이를 국가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실천적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다행히 2022년 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전북지역이 마한역사문화권으로 공식 포함되면서 미룡동 고분군의 조사·연구와 보존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법적 기반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미룡동 고분군의 명칭을 유적의 성격에 걸맞게 명확히 정비하고, 국가유산 지정을 위한 학술적 근거를 한층 더 촘촘히 보강하는 일이다.
시는 이번 성과에 그치지 않고 고대사 연구를 심화하는 한편, 교육·전시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지역의 뿌리를 체감하도록 해야 한다. 미룡동 고분군의 역사는 군산의 문화적 자부심이자 미래 자산이므로, 국가유산 지정을 통해 그 정체성이 온전히 빛나기를 기대한다.
[사설] '미룡동 고분군'에서 군산의 뿌리 찾아야
'근대'의 틀을 깨고 나온 2,000년의 역사 군산이 지닌 고대사적 가치를 체계화해야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