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이 시작부터 거꾸로 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6~2027년 지역별 통합돌봄 예산 통보내역’에 따르면, 전국 225개 사업 지역 중 58곳의 월평균 사업비가 되려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연간 예산 자체가 줄어든 37곳 가운데 34곳이 평균 재정자립도가 10.2%에 불과한 농어촌 '군' 지역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초고령화로 인해 돌봄 수요가 가장 절실한 지역부터 예산 칼날을 휘두른 셈이다. 전북에선 장수군, 무주군, 진안군, 순창군, 임실군 등 5곳의 사업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예산 무더기 삭감 사태는 현장 수요를 외면한 정부의 탁상행정이 빚은 참사다. 정부는 2027년 통합돌봄 지역특화서비스 사업비를 배정하면서, 정작 본사업 시행 전인 2025년 말 추정 수요를 기준으로 예산을 산정했다.
그 결과 2026년 한 해 동안 급증한 실제 서비스 신청자와 현장 이용자의 수요가 고스란히 배제됐다. 게다가 올해 9개월치 예산 기준을 내년 12개월 전체 사업 기간으로 무리하게 기계적 적용하면서, 옥천·영동 등 연간 예산이 겉보기에 늘어난 지역조차 실제 월평균 지원액은 뒷걸음질 치는 모순이 발생했다.
농촌 지역의 예산 삭감은 곧장 '돌봄의 중단과 공백'으로 이어진다. 대도시와 달리 의료·복지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지방 군 지역에서는 방문 돌봄과 지역특화서비스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의 유일한 생명줄이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이들 지자체는 정부가 예산을 깎아버리면 자체 재원으로 이를 메울 여력이 전혀 없다. 결국 기존 이용자들에 대한 서비스 지원이 축소되거나 끊길 수밖에 없으며, 이는 지역 간 돌봄 불평등을 더욱 가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정부는 입만 열면 '돌봄 국가책임제'와 '지방소멸 대응'을 외쳐왔다. 그러나 가장 취약한 농촌의 돌봄 예산부터 난도질하는 모순된 행태 속에서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예산과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돌봄 정책은 구호에 불과하다.
과거의 추정치가 아니라 2026년의 실제 이용자와 집행 자료를 바탕으로 실수요 기준의 예산을 재산정해야 마땅하다. 이와 함께 농촌 지역의 이동 비용과 인력 확보 예산을 추가 반영하고, 최소한 복지부가 최초 요구했던 2,531억 원 수준 이상으로 대폭 증액해 돌봄 공백 우려를 씻어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지역에 살든 존엄한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잘못된 예산 산정 방식을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
[사설] 전북, 통합돌봄 중단될라
내년 지역특화 서비스 예산 30~50% 축소 장수,무주,진안,순창, 임실 등 돌봄사업 파행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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