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커피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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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뜨겁다. 작년 한 해 1인당 416잔을 마셨다. 세계 1위는 핀란드이다. 1년에 1,200잔, 하루에 3.3잔을 마신다. 노르웨이와 덴마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럽에 커피가 유입된 건 17세기이니 우리보다 200년 정도 앞섰다. 그래도 커피 소비량은 큰 차이가 없다.

커피는 6세기경에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돼 아랍으로 건너가 오랫동안 그 안에 갇혀 있었다. 현재 내란 중인 오만의 모카가 커피의 집산지이자 무역항이었다. 지금은 모래로 덮혀 항구 기능을 잃은 채, 커피의 브랜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커피가 돈이 되는 세상을 연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마지막 커피 왕’이라고 부르는 허먼 질켄은 커피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스페인어가 탁월해 남미의 커피 원두 무역에 뛰어들었다. 1906년 커피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은 대풍이었다. 그런데 페스트로 커피를 내다 팔 수 없었다.

브라질 정부가 나서 독일 은행에 100만 파운드(1,600억 원)를 빌려 매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질켄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몇몇 중개인들을 모아 은행 대출로 대량의 커피를 사들였다. 커피를 독점한 후 공급량을 조절하며 돈을 벌어들였다. 이후 그는 커피 업계에 가장 무섭고, 싫어하는 남자가 된다.

커피를 부정해 돈을 번 윌리엄 포스트라는 사람도 있다. 신경쇠약을 앓던 그는 켈로그 박사가 설립한 요양원에 입원했다. 요양원은 환자들에게 소화용 채식 식단을 고집했는데 삶아 둔 밀가루 반죽을 실수로 방치한 일이 있었다. 버리기 아까워 눌러서 펴자 얇은 조각으로 잘렸다. 그걸 구운 것이 오늘날 시리얼 켈로그의 시작이다.

평소 커피는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한 포스트는 퇴원 후 커피 대용 음료를 만드는 포스텀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여의치 않자, 요양원의 기술을 바탕으로 ‘포스트’라는 시리얼을 만들어 팔았다. 대규모 광고와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포스텀은 금새 켈로그를 따라잡았다.

1914년 그가 사망하자 외동딸인 마조리가 물려받았다. 그녀는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으로 회사의 몸집을 불렸다. 젤오, 맥스웰하우스, 베이커스 초콜릿 등을 인수했다. 마조리는 냉동식품 버즈아이라는 브랜드로 큰돈을 벌었다. 그 후 회사를 제너럴푸드로 바꾼다.

2012년 제너럴푸드는 몬델리즈에 합병돼 세계 3위 글로벌 식품기업이 됐다. 우리나라 동서식품 지분 50%도 갖고 있다. 혁신적인 인스턴트 맥심 스틱커피를 만들고도 동서식품은 외국에 수출할 수 없다. 몬델리즈의가 맥심의 상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혐오했던 회사가 커피로 돈을 버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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